성공투자 꿈꾸는 당신...얼마나 아시나요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20.02.22 11:04

[임동욱의 머니뭐니]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안전한 상품이라는 말에 안심하고 가입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죠?"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도 이 상품이 이렇게 될 지 몰랐습니다"

최근 금융사 PB센터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대화입니다. 해외금리연계형 DLF(파생결합펀드), 독일 헤리티지DLS(파생결합증권),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 투자한 금융상품에 사고가 터지면서 최근 PB(프라이빗뱅킹)센터에는 매서운 찬바람이 붑니다.

고객과 금융사 직원 모두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입니다.

소중한 투자금을 잃을 위기에 놓인 투자자들은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겨우 연 5~6%대 수익을 얻으려고 '안정적'이라고 소개받은 상품에 투자했는데, 원금이 깨지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상품을 판 금융사는 '죄송하다'고 하는데, 사실 그걸로 '끝'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투자 후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의 몫입니다. 억울해도 냉정한 현실입니다. 물론 분쟁조정 신청 등을 통해 일부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 결과가 나올때까지 투자자는 힘든 시간을 견뎌야 합니다.

사모 형태의 투자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시장에서 공모펀드가 외면받는 이유는 뭘까요.

무엇보다 투자 경험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판매창구에서 '이 시기에 꼭 가입하셔야 한다'는 추천을 받고 가입을 했더니 수익률이 말이 아닙니다. 걱정이 되서 판매직원에게 물었더니 '투자는 장기로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전문가'의 말을 따라 펀드를 계속 보유했는데, 나중에 보면 투자금이 거의 다 빠져나간 '깡통펀드'가 됐습니다. 한마디로 그냥 '방치'된 겁니다. 이같은 경험은 '불신'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투자를 제대로 하기 위해선 투자자가 '알아야' 합니다. 머리 아픈 일이 될 수 있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본인이 '아는 만큼만' 투자해야 합니다. 금융당국도 이런 이유로 금융상품의 위험등급 및 가입요건 등을 제도화해서 규제하고 있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투자의 세계에서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은 많지 않습니다. 은행의 예금도 1인당 5000만원까지만 보장됩니다. 위험이 수반되는 금융투자상품에 대해 '원금보존', '수익이 보장되는 확실한 상품'이라고 소개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헤지펀드 전문자로 '시장의 마법사들'의 저자인 잭 슈웨거는 "성공적인 투자는 돈을 벌기 위한 훌륭한 전략을 발견하기보다는 돈을 잃는 법을 배우는 문제"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일단 '지키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무엇을 알고 배워야 할까요.


유럽 제일의 투자자로 불린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하는 게 아니라, 그것들을 이해하고 상관관계를 제대로 파악하며 그에 맞게 행동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중요한 사건을 레이더처럼 잡아내 그 상관성을 제대로 해석하고, 생각해야 한다는 겁니다.

'월가의 전설' 존 템플턴은 "옥석을 구분해낼 수 있는 정보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그는 "스스로 조사하건 전문가의 도움을 받건, 기본적인 지적 역량을 강화해야만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투자자 스스로가 공부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역시 어렵습니다.

금융회사들도 투자자들에게 더 친절해져야 합니다. 제대로 읽기 힘들 정도로 작은 글씨로 쓰인 투자설명서는 멀미가 납니다. '사내한'이라는 표시가 붙은 투자상품 안내서는 위험에 대해 제대로 쓰여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판매·마케팅을 위한 문서이니까요.

앞으로 금융상품의 난이도는 점점 높아질 겁니다. 고난도 금융상품에 대한 판매 규제도 세질테지만 충분치 않습니다. 투자자 보호와 배려를 위해서는 금융회사가 앞장서야 합니다. 우선 판매 상품에 대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관건입니다.

발빠른 금융사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사 판매 펀드에 대한 '스마트 리플렛'을 제작, 판매사를 통해 영업점 직원과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리플렛은 문자나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펀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용 펀드 안내장입니다. 핵심 내용을 그래픽과 함께 담아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파악하기 쉽습니다. 궁금한 사안이 있으면 운용사 고객지원센터로 바로 전화연결을 할 수 있는 기능도 담겨 있습니다.

'팔면 끝'이 아니라 '고객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금융권에 확산하길 기대합니다.

임동욱 머니투데이 머니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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