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교주 이만희 가족 빈소, 코로나19 연쇄 확진의 시발점일까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 2020.02.21 15:42
21일 오후 대구 남구 신천지예수교회 다대오지성전 앞에서 외신 기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취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21일 하루 새 전국에서 54명 늘어 156명에 달했다.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구 신천지 교회와 관련이 있는 환자가 82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아직 보건당국의 역학조사가 다 끝나지 않았지만 국내 첫 사망자에 첫 의료진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온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의 장례식장이 신천지 발(發) 코로나19 확산의 근원지가 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건당국도 이달 초 이 병원에서 신천지 교주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총회장의 친형 장례식이 치러진 것을 감안해 연관성을 추적하고 있다.


청도 대남병원 지하 장례식장에서 무슨 일이?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20일 오후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서 환자들이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한국 첫 코로나19 사망자는 63세 남성으로 이 병원에 입원해왔으며 지난 19일 이미 사망한 상황에서 20일 바이러스 진단검사를 진행한 결과 '양성'이 확인됐다. /사진=뉴스1


이날 보건당국과 경북 청도군 등은 청도경찰서에 지난 1~2일 대남병원 장례식장 CC(폐쇄회로)TV 조사를 공식 요청했다. 이 장례식장에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2일 차려진 이 회장의 형 빈소에 31번 환자가 문상 왔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보건당국은 31번 환자가 대남병원과 신천지 대구교회를 연관짓는 매개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31번 환자는 자신의 동선 중 청도 방문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GPS(위치확인시스템) 조사를 통해 31번 환자가 지난달 초 청도를 다녀간 사실이 드러났다.

신천지 신도들에게 청도라는 지역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천지를 만든 교주 이 회장의 고향이 청도다.

신천지 교인들의 모임도 청도 대남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신천지 교인들이 이 지역에서 미용 봉사활동을 한 적 있었다.

당시 여러 신도들이 문상을 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러 사람이 붐비는 장례식장에 누군가 바이러스 감염자가 있었다면 폐쇄 병동이던 대남병원 내부 감염도 가능했을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된다.

신천지는 전국에 많게는 3만여명, 적게는 4000여명 정도씩 신도를 보유한 12개 지회로 나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각 지회 고위 인사들만 장례식장에 오더라도 다수의 인원이 몰릴 수 있다.

문상객 중 중국 등 해외로부터 입국한 이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천지 홈페이지에 따르면 신천지는 중국 베이징과 칭다오, 선양, 다롄, 톈진, 상하이 등 세계 29개국에 지회를 두고 있다.
/사진=신천지 홈페이지


교주 가족의 장례식이라는 특성상 교단 핵심 인사들이 입국해 장례식에 참여했을 수 있다. 해당 시점은 우리 정부가 아직 후베이성 등 중국 일부 지역발 입국자에 제한 조치를 내리기 전이다.


다만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날 경북도청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31번 환자가 청도에 간 사실은 확인했으나 대남병원에 들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장례식과) 코로나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31번 환자 역시 신천지 교단 측에 "지난 1일 경북 청도의 유명 찜질방 알미뜽을 방문했지만 청도 대남병원에는 간 일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해졌다.


신천지 매개로 무더기 감염…31번은 누구한테


이 가운데 31번 환자의 동선과 정확한 발병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31번 환자와 같은 날(지난 9일, 16일) 예배를 봤거나 31번 환자와 겹치는 동선을 지나친 확진자들이 전국에서 무더기로 나오고 있어서다.

이날 추가된 국내 확진자 중 △경북 포항 1명 △경남 4명 △서울 서초구 1명 △광주 2명 등이 대구 거주자가 아니지만 지난 16일 신천지대구교회 예배에 갔다온 뒤 증상을 호소했다.

이밖에도 충북 증평 소재 모 육군부대의 A대위는 고향인 대구에 갔다가 신천지 예배에 참여했던 여자친구와 만난 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경기 김포에서 확진된 부부는 31번 환자가 다녀간 대구 퀸벨호텔을 방문한 뒤 확진받았다.

보건당국은 31번 환자의 정확한 증상 발현 시점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환자와 비슷한 시점에 무더기로 증상이 발현된 경우가 있어서다. 보건당국은 31번 환자 역시 다른 누군가에게 감염된 2차 감염자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사진=뉴스1


정은경 중대본부장은 전날 "31번째 환자의 발병일을 지난 7일 아니면 지난 10일로 보고 있다"며 "전체 신천지 관련 사례들의 발병일로 유행 곡선을 그려보면 지난 7~9일에 일부 환자가 있고 지난 15~17일에 굉장히 큰 피크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1번 환자를 초반에 감염된 환자로 보기는 어렵다. 유사 시기에 발병한 몇 명의 환자가 더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천지 측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지난 18일 자체방역 및 보건소 방역, 외부업체 방역을 시작으로 21일 전국 74개 교회 전체와 부속기관, 부대시설에 대한 방역을 완료한다"고 밝혔다.

앞선 입장문에서는 "신천지라는 이유로 당연히 받아야 할 건축허가도 받지 못해 좁은 공간에서 수용인원을 최대화하기 위해 바닥에 앉아 예배 드리는 현실을 '독특한 예배방식'이라며 '코로나 감염의 주범'이라고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십년 간 신천지예수교회 비방에 앞장서 온 기성교단 인물들을 인터뷰해 '신도 사실을 숨긴다' '숨은 신천지 교인 있다' '폐쇄적이다는 등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진실을 호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19 발생이란 위급한 현실을 맞아 신천지예수교회는 할 수있는 모든 대책을 강구하고 실천하려고 노력 중"이라며"사건의 본질과 상관없이 기성교계의 입장을 대변해 신천지예수교회를 왜곡 비방하는 행위를 중단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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