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美연준, 금리인하 기대 찬물…다우 0.4%↓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02.21 07:08

뉴욕증시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올해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 당국이 찬물을 끼얹으며 시장을 짓눌렀다.



美연준 2인자 "시장, 금리인하 기대 반영 안해"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8.05포인트(0.44%) 내린 2만9219.9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지수는 12.92포인트(0.38%) 하락한 3373.23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전날보다 66.21포인트(0.67%) 떨어진 9750.96으로 마감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식 2인자인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에 대해 "그들이 금리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파장 등을 고려해 연준이 이르면 상반기 중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 같은 기대를 꺾은 셈이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6월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차례 이상 인하할 가능성을 약 51% 반영하고 있다. 올해 중 한차례 이상 내릴 확률은 약 86% 반영돼 있다.

그러나 클라리다 부의장은 이 수치가 시장의 금리 기대를 오롯히 반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리인하 기대와 관련한 시장의 가격책정에는 약간 까다로운 점이 있다"며 "시장 가격에는 금리에 대한 기대도 반영되겠지만, 기간과 유동성 프리미엄도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전문가 대다수가 올해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는다는 블룸버그통신의 설문조사 결과도 소개했다.

연준은 지난해 3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뜻을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는 1.50~1.75%다.

이날 클라리다 부의장은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강하다"며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50년래 최저 수준인 실업률과 안정적인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등을 근거로 들었다.

코로나19에 대해 클라리다 부의장은 "분명히 1/4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코로나19와 관련한 위험을 주시하고 있지만, 아직 정책에 영향을 미칠 근거는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공개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지난달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미국 경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코로나19를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거듭 지목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시장이 코로나19 사태의 파괴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조정받을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날 유럽 항공사인 에어프랑스-KLM은 올 2월부터 4월까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영업이익이 최대 2억유로(약 2600억원)의 급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제조업 살아난다…美동부, 무역전쟁 딛고 부활



미중 무역전쟁으로 주춤했던 미국 제조업 경기가 반등세를 보였지만 장세를 뒤집진 못했다.

이날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월 '필리(필라델피아의 별칭) 연은 지수'는 3년만에 최고치인 36.7로, 전월의 17.0 대비 큰폭 상승했다.


당초 시장은 10.0으로 둔화될 것을 예상했는데 오히려 개선된 셈이다. 신규 수주가 출하가 크게 늘어난 반면 고용은 다소 둔화됐다.

필리 연은 지수는 뉴욕주 이남 펜실베니아, 뉴저지, 델라웨어 지역의 제조업 활동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미국 뉴욕주의 제조업 경기도 9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개선됐다. 지난 18일 뉴욕 연은의 발표에 따르면 뉴욕주의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엠파이어스테이트(뉴욕주의 별칭) 지수'는 이달 12.9로, 전월(4.8) 대비 크게 올랐다.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당초 시장이 예상한 4.5도 크게 웃돌았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 역시 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나눈다.

역시 신규 수주와 출하, 재고가 크게 개선됐다. 다만 고용 분야는 다소 악화됐다. 6개월 후 경기 전망도 둔화됐다. 뉴욕 연은은 "뉴욕주의 경제 활동이 최근 수개월 간 빠르게 확장됐다"면서도 "앞으로 경기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신중론을 폈다.



국제유가, 美재고 증가 부진에 랠리…WTI 0.9%↑



유럽 주요국 증시들도 일제히 떨어졌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3.71포인트(0.86%) 내린 430.19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125.00포인트(0.91%) 떨어진 1만3664.00,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48.94포인트(0.80%) 하락한 6062.30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 증시에서 FTSE100지수는 전날보다 20.38포인트(0.27%) 내린 7436.64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원유 재고량 증가폭이 시장의 예상에 크게 못 미쳤다는 소식이 기름값을 밀어올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49센트(0.9%) 뛴 53.78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4월물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이날 밤 10시16분 현재 13센트(0.2%) 오른 59.25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미국 EIA(에너지정보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량 증가폭은 41만4000배럴로,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250만배럴을 크게 하회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올랐다. 이날 오후 4시19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은 전장보다 10.70달러(0.66%) 상승한 1622.5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도 강세였다. 같은 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18% 오른 99.88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2. 2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3. 3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4. 4 BTS 키운 방시혁, 결국 '게임'에 손 댔다
  5. 5 "회사 따라 지방으로 이사 가요" 집 팔았는데…'1억' 세금폭탄, 왜? [TheTa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