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먹고 싶다"…日크루즈 보름 만에 내린 사람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 2020.02.19 16:46
"한 말씀만…" /사진=AFP
보름 만의 탈출이었다. 일본 요코하마항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 승객 중 약 500명이 하선해 땅을 밟았다. 이들은 지난 3일 밤 이곳에 도착했지만 5일 확진자가 나오며 일본정부 방침에 따라 이날까지 배 안에 머물러 있었다.

19일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가 조금 못된 때부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승객이 내리기 시작했다. 증상 없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14일의 관찰 기간이 끝난 사람들이다.

승객들은 하선하기 전 열감지를 통해 체온 등을 확인했다. 이후 푸른색 천막 터널을 지나 육지를 밟았다. 이후 이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짐가방을 들고 바닥에 안내된 길로 이동했다.

"마지막 터널" /사진=야들리 웡 트위터
/사진=야들리 웡 트위터
주변에는 노란 버스 10대와 택시들이 대기중이었다. 버스는 당국이 마련한 것으로 이들을 태워 주변 버스정류장에 내려줬다. 이후 승객들은 각자 방식으로 흩어졌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표정을 읽을 수는 없지만, 인터뷰나 SNS를 통해 기쁨과 복잡한 심경을 드러낸 사람들도 있다.


"손주가 보고 싶은데, 보면 안될 것도 같고"


아내와 여행하기 위해 이 배에 탔다는 62세 남성은 NHK에 "창문이 없는 방을 써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면서 "불안한 날들을 보내다 음성 판정이 나와 안심했지만 피로가 쌓였기 때문에 푹 쉬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는 "손주가 보고 싶지만 당장 보면 안될 거 같다"고 복잡한 마음을 보이기도 했다.

하선한 이들을 태울 버스. /사진=AFP
/사진=AFP
한 70대 승객은 "어제 밤에 음성이라고 들었다. 그래도 지시가 있기까지 선실에서 대기했다"며 "집에 가면 초밥이나 라면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77세 일본인 승객은 "이제 안심이다. 편히 쉬고 싶다"며 지하철로 집에 가겠다고 밝혔다.


6살 아들과 함께 탄 홍콩인 야들리 웡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위기 속에 놀랍도록 훌륭한 관리를 해준 승무원, 선장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곧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적었다. 그는 이날 배에서 나오는 과정을 여러 개의 사진·영상에 담아 공개하기도 했다.


집으로 가는 이들, 일부 전문가는 우려도


아직 내리지 못한 승객들. /사진=AFP
하선한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 /사진=AFP
일본정부는 21일까지 다이아몬드 크루즈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킨다는 계획이다. 다만 확진자와 같은 방을 쓴 사람들은 확진 판정일 이후 14일을 채워야 한다. 1000여명의 승무원은 이후 일정을 조절한다.

총 3711명이 탑승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지난달 20일 일본 요코하마를 출발해 동남아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25일 홍콩에서 내린 홍콩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이달 1일 전해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 배는 3일 늦게 요코하마에 돌아온 뒤 5일 탑승자 10명의 감염이 처음 확인됐고, 당국은 이후 14일 동안 대부분 승객의 하선을 막았다. 이날까지 배에서는 542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한편, 이날 500명의 하선에 대해 일부에서는 우려의 의견을 낸다. 이와타 겐타로 고베대학교 전염병학 교수는 AFP통신에 "선내 격리 조치가 큰 실패였다"면서 "2차 감염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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