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대구 오기로 했지만…"슈퍼콘서트 연기 검토"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20.02.19 16:08

19일 대구에서만 코로나 확진 환자 13명 발생 '패닉'…'슈퍼콘서트' 진행키로 했던 대구시 취소 여부에 촉각

지난해 4월 중국 광저우 시내에서 방탄소년단(BTS)팬클럽 등 현지 한류팬 180명이 모인 모습. 이들은 4월28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9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성공기원 SBS슈퍼콘서트'에 참석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로 대구가 패닉에 빠지면서 오는 3월 방탄소년단(BTS) 등 K팝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SBS 인기가요 슈퍼콘서트 in 대구'가 사실상 무산 위기에 빠졌다. 대구시는 콘서트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모객을 중단하고, 공연 연기 방안을 검토 중이다.

19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추가된 코로나19 확진 환자 15명 중 대구에서만 13명이 발생했다. '슈퍼전파자'로 떠오른 31번 환자로 인해 지역 방역망이 단숨에 뚫린 것이다. 지역사회 감염이 무더기로 속출하며 대구 전역에 코로나19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K팝 콘서트 만큼은 진행한다던 대구, 무더기 확진에 '난감'


이번 사태로 2~3월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지역 행사들의 취소가 불가피해졌다. 대구시에 따르면 K-박람회와 대구패션페어 등 각종 박람회와 뮤지컬·오페라 공연, 기념식 등 2~3월 예정된 행사 50여개 중 대부분이 취소·연기된 상태다.

월드스타로 발돋움한 BTS가 참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K-POP 슈퍼콘서트 역시 마찬가지다. 당초 대구시는 이달 초부터 코로나19의 확산을 염려해 다른 행사들은 줄줄이 연기나 취소를 결정하면서도 해당 콘서트는 오는 3월8일 예정된 날짜에 맞춰 진행하기로 방침을 세웠었다.

해당 콘서트가 국내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다양한 지역의 외국인 팬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방역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단 점에서 후원사였던 한국관광공사가 협찬 계획을 백지화했음에도 공연을 강행키로 한 것이다.
대구·경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3명 추가로 발생한 가운데 19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응급실이 폐쇄된 상태다. /사진=뉴스1


"이 시국에 외국인 방한?", 우려 나오는 이유


이에 따라 공연 진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중국인 입국절차를 강화하는 정부 방침과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른 것. 수 만명이 콘서트에 몰리는 만큼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콘서트 이후 대구 뿐 아니라 관광 목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어서다.

실제 공연이 진행될 경우 수천여 명의 외국인들이 국내를 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콘서트와 비슷한 성격의 공연이었던 지난해 '2019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성공기원 SBS슈퍼콘서트'에서도 65개국 한류팬 1만여 명이 한국을 찾은 바 있다. 당시 중국 광저우에서만 1200명이 방한했고, 일본에서도 각지에서 1200명이 한국을 찾았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혹시 모를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에 공연을 취소하라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전날(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구시 K팝 콘서트 취소요청'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대학교까지 졸업식과 입학식을 못하고 있는데 대구시민 지킬 생각은 없느냐"고 지적했다. 해당 청원은 하루 만인 19일 현재 1만 명이 넘게 참여했다.


방청권 신청 잠정 연기, 대구시 "엄중한 상황, 빠르게 결정할 것"


가뜩이나 콘서트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날 대구에서만 코로나19 환자가 대거 발생하며 대구시는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전날 공연의 안전 대책 점검을 위해 1차 방청권 신청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한 대구시와 SBS 슈퍼콘서트 측은 공연 취소 및 연기 여부를 놓고 협의에 들어갔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여행사를 통해 계획했던 해외 인바운드 모객도 중단한 상태다.

대구시는 상황이 급박해진 만큼 빠르게 진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연 취소보다는 연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날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며 사태가 엄중해졌다"며 "조속한 협의를 통해 공연 연기나 취소 여부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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