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암초' 만난 LG생건, 일부 직원들의 배부른 성과급 '투정'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20.02.19 16:00

500% 성과급 지급에 불만 제기...최대시장 중국 코로나 사태로 2020년 실적 '빨간불'


'코로나19' 확산으로 최대시장인 중국 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LG생활건강이 성과급 지급을 둘러싸고 직원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불거진 성과급 논란에 배부른 투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이 당초 예정보다 3일가량 늦은 18일에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일부 직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당초 11일로 잡혔던 성과급 설명회 날짜가 노사협의 과정에서 14일로 늦춰지면서 지급시기가 늦어졌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앞서 회사측은 설명회 날짜를 늦추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적, 전세계적 재난상황이 발생한 것을 감안할 때 이 시기에 많은 성과급을 지급할 경우 대외적인 이미지 타격 및 불매운동 우려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측은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내부 불만이 나오자 18일 기본 500%의 성과급 지급을 완료했다. 성과급이 지급됐지만 일부 직원들은 현 노조가 이해관계를 잘 반영하지 못하므로 사무직 중심의 새 노조가 필요하다는 식의 복수노조 설립 주장까지 제기되며 잡음이 계속됐다.

LG생건 관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직원들 사이에서 성과급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며 "지난해와 동일한 기본 500% 성과급이 지급되자 일부 직원들이 불만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LG생건은 2017년초 400%, 2018년초 300%, 2019년초 500% 성과급을 지급했다.

LG생건의 성과급 논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영업환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 충격이 실물경제를 강타하면서 LG생건의 2020년 실적 훼손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LG생활건강은 국내에서는 중국인 입국자수 하락으로 인한 국내 면세점 매출과 중국 현지 내수침체로 인한 중국 매출에서 양방향 타격이 예상된다. 국내외 중국 현지 내수가 침체되면서 오프라인 마케팅도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체들은 국내 면세 매출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고 중국 현지법인 매출도 타격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면세와 중국 내수에서 모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LG생활건강은 지난 15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정점에 도달한 만큼, 역성장시 15년 기록이 깨져 경영진에게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영업환경 변화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LG생활건강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이며 중국 매출 비중은 13%다. 면세점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40% 수준이다. 매출의 50% 이상이 사실상 코로나19 영향권에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LG생건의 성과급 논란은 배부른 투정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아시아나항공은 임원 전원이 사표를 내고 급여 30%를 반납하는 등 코로나19 영향권에 든 기업들이 모두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있는 상황과 너무 대조적이어서다.

LG생건 측은 "성과급 지급 시기와 지급 비율은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연된 것이라 볼 수 없다"며 "이미 성과급 지급도 완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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