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 14~1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 미국 행정부 고위 관료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앞서 영국의 사례처럼 화웨이 5G 장비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의에서 미국 고위 관료들은 화웨이 문제 때문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분열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독일 측에 "화웨이 장비는 보안 위험이 크기 때문에 미국은 화웨이 통신망을 이용하는 어떤 국가와도 정보를 공유할 수 없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중국 정부가 대화 내용을 엿듣거나(spy) 혹은 어떤 순간에는 망(네트워크)을 단절시켜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우리가 그(화웨이) 위협을 알지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결국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군사동맹인 NATO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
5G는 커뮤니케이션, 국가 인프라망은 물론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여겨지는 사물인터넷(IoT)의 핵심 기반 시설이다. 공장을 제어하거나, 자율주행차를 운전하거나 군사정보를 제어하는 기반이 된다.
앞서 영국은 지난달 28일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화웨이 장비에 대한 제한적 허용 방침을 정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간 전화통화가 있었지만, 영국은 자국 통신망에 부분적으로 화웨이 장비를 깔기로 한 것이다.
NYT는 "화웨이 장비가 보안에 위험하다는 미국의 압박은 실패하고 있다"면서 "각국 지도자들은 화웨이가 '통제할 수 없는 안보 위협을 가한다'는 미국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부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독일 정부는 만약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을 경우 중국이 행할 수 있는 무역 보복, 독일 수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중국 관료들이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 다임러가 무역보복의 대상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정치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 그룹의 이안 브레머 대표는 "우리는 지금 기술 부문에서 냉전 시대를 맞았다"며 "유럽은 여기에 발을 담그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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