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 대규모 환매 지연사태가 반환점을 돌았다. 펀드의 기형적인 구조, 손실 규모가 낱낱이 밝혀진데 이어 금융당국의 현장검사 결과, 대책 발표까지 이어졌다. 투자자 환매까지는 아직 길고도 복잡한 절차가 남았지만, 일단 급한 불을 끈만큼 라임 사태로 인한 사모펀드 시장 불안이 진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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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펀드 기준가 21일까지 산출…민원·소송 줄이을 듯━
손실률이 확정되면 금감원 분쟁조정이나 법적 소송이 가능해져 본격 투자자 환매절차가 시작되는 셈이다. 3~4년이 소요되는 소송과 달리 금감원 분쟁조정절차가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많은 투자자들이 금감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금감원은 라임펀드 분쟁 전담창구까지 마련하는 등 준비를 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오는 21일 자펀드 기준가 산정 완료를 기점으로 민원이 2~3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기준 라임 관련 민원은 총 214건 접수됐다.
환매가 지연된 3개 펀드 중 라임 무역금융펀드는 아직 모펀드에 대한 실사가 끝나진 않았지만, 금감원은 신한금융투자와 라임 간 사기 정황이 짙다고 보는 만큼 '사기에 의한 손해배상'과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배상안에 넣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 경우 투자원금이 반환돼 민사소송에서 승소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법적 자문을 4월 중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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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S 6곳, 메자닌 6000억 투자…코벤펀드 살아날까━
전날 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를 영위하는 증권사 6곳(미래, NH, 삼성, KB, 한투, 신한)이 각 1000억원씩 최대 6000억원 규모의 메자닌(채권과 주식의 중간 성격의 금융상품)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면서 라임 사태로 인해 평가절하됐던 메자닌 가치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메자닌은 증시가 좋을 땐 주식으로, 반대의 경우 채권으로 이자와 원금을 챙길 수 있어 많은 운용사들이 선호했다. 특히 코스닥벤처펀드(코벤펀드)들이 많이 담았다.
그러나 라임 유동성 부족의 원인이 메자닌으로 지목되면서 주홍글씨가 새겨졌고 가치가 지속 추락했다. 증권사들이 대규모 메자닌 투자에 나서면 코벤펀드는 물론, 멀티전략을 사용하는 사모펀드 수익률도 제자리를 찾으면서 부실 전이가 멈출 것으로 기대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라임 사태 이후 정상기업의 메자닌도 가치가 크게 떨어져있어 우리 입장에서도 저평가 자산 매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임에 TRS(총수익스왑)를 제공한 증권사 CEO(최고경영자)들은 이자 탕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수십억 가량 이자가 탕감되면 라임 펀드 수익률이 조금이나마 개선될 수 있다. 한 증권사 CEO는 "이자는 계약조건을 변경하면 되는 것이고 금액도 크지 않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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