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온라인 쇼핑 할때…버핏은 130년 역사 '슈퍼마켓' 샀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 2020.02.17 18:56

버크셔, '크로거'에 6500억원 투자

워렌 버핏 /사진=AFP
최근 국내에서 롯데쇼핑이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미국 유통업계도 온라인 영향이 커지며 변화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워렌 버핏이 130년 넘은 슈퍼마켓 기업에 투자했다. 업계에 온라인화 바람을 만든 아마존 지분도 이미 가지고 있어 특히 눈길을 끈다.

버핏이 이끄는 미국기업 버크셔 해서웨이는 14일(현지시간) 증시가 마감된 후 보유 주식 내역을 공개하며 크로거(Kroger) 투자 사실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버크셔는 지난해 4분기 중에 크로거 주식 1894만주(약 5억4900만달러, 6500억원)를 매입했다. 지분 2.4%를 가지며 업체의 10대 주주에 포함됐다.

크로거는 미국 내 4000개가량의 매장을 가진 슈퍼마켓으로 자체적으로 식료품 생산도 한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지난해 크로거의 시장점유율은 9.9%로 월마트(21.3%)의 뒤를 이어 마트업계 2위이다. 2017년 홀푸드를 인수한 아마존은 2.2%로 9위이다.

크로거는 2018 회계연도(2월2일 기준)에 1211억달러 매출을 올렸다. 업체는 동일매장 매출이 지난해 2.25% 성장했고, 올해는 이보다 성장률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크로거 트위터
크로거가 꾸준한 실적을 올려왔지만 업계 상황은 여유롭지 않다.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아마존이 전통적 형태의 마트를 열며 식료품 업계를 뒤흔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올해 들어 어스페어(Earth Fare), 페어웨이, 럭키스 등 소규모 식료품 체인점들이 잇따라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월마트가 온라인을 강화하듯, 크로거도 '크로거 다시 채우기'(Restock Kroger) 계획을 시작해 온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당일배송과 픽업 서비스를 도입하고, 온라인 투자를 위해 일부 매장을 없애고 인력 감축도 했다. 영국기업 오카도와 제휴해 로봇자동화 물류센터 20곳을 만들고 있고, 빅데이터 활용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도 손잡았다.


지난해 3분기 크로거의 온라인 부문 성장률은 21%였다. 비교적 크지만 2018년 전체 성장률 58%와는 차이가 있다.

크로거에 대해 우려 섞인 전망을 낸 업체들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시먼 구트먼 애널리스트는 "크로거 같은 전통적인 식료품점은 특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투자은행 제퍼리는 대형 로봇 물류센터가 수년간 악영향을 줄 실수라고 지적했다. 작은 물류센터가 배송에 효율적이고 투자비용도 적게 든다는 설명이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왜 크로거에 투자했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22일 버크셔 연례보고서 및 버핏의 연례주주서한이 공개될 예정이라 이때 관련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크로거는 주식이 회사 수익 대비 14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월마트는 23배 수준이다. 크로거의 주가는 14일 종가 기준 28.23달러로 1년 전보다 4%가량 내려가 있다. 다만 버핏의 투자 소식에 이날 장외거래에서 6%가량 가격이 뛰었다.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크로거의 로봇자동화 물류센처. 회사는 '고객충족센터'(CFC)로 부른다. /사진=크로거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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