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손학규, 3당 합당 보류에 집단 탈당 본격화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20.02.17 11:37

[the300](종합)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 및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주승용 국회부의장실에서 바른미래당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20.2.17/뉴스1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빠르면 17일 연쇄 탈당에 돌입한다. 손학규 당 대표가 3당 통합을 보류한 데 따른 행동이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자신의 2선 후퇴를 전제로 진행되는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과 3당 통합 합의문 추인을 보류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합의문 추인은 신중한 문제이고 폭넓은 국민과 당원의 의견을 수렴해야 해서 오늘 심사를 보류했다"고 말했다.

당초 3당은 이날 합당을 마무리 짓고 3당 대표를 공동대표로 하는 지도부를 구성해 28일까지 운영한 뒤 그 이후부터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기존 대표가 물러나지 않는 사태를 막기 위해 이를 당헌 부칙에 명기하는 방법까지 합의문에 썼다.

사퇴를 거부해온 손 대표를 의식한 조치다. 손 대표는 이날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는 "거기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수용 여부에 입장이 언제쯤 나오는지, 통합을 위해 어떤 전제조건이 필요한지 등의 질문에도 "논의해보겠다. 일단 다음 최고위회의까지 보류한 상황"이라고만 말했다.

손 대표는 3당 통합이 '호남당'에 불과할 수 있다며 '세대교체를 통한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자신이 물러날 시점도 미래세대와 통합이 된 뒤라고 밝혀왔다.

손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도 "선거 편의를 위한 지역주의는 우리의 선택이 될 수 없다. 호남 신당 창당은 결코 새로운 길이 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정치구조개혁과 세대교체에 앞장설 때 이번 총선에서 국민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연동형 비례제로 열린 다당제 의회를 젊은 세대가 만들어가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라며 "의석수 몇개 더 얻고자 지역주의 정당으로 이합집산 하는 것은 정치구조개혁이 아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시대전환' 등 청년 정치세력과 접촉해왔다. 하지만 이들과 통합 역시 순조롭지 않다. 손 대표는 이날 "세대교체를 위한 청년세력 정당화가 일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손 대표가 지난해 4월 보궐선거 참패 이후 10개월간 사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창당 주역이었던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전 대표 등은 모두 당을 떠났다.

이런 상황에서 손 대표가 3당 합당마저 미루자 연쇄 탈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남아 있는 잔류파(옛 당권파) 의원들은 3당 합당과 새 지도부 구성 등을 추진하며 당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바른미래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the)300과 통화에서 "오늘 중으로 의원총회를 열어 비례대표 의원들의 제명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권파 김동철·박주선··임재훈·주승용·채이배·최도자 의원 등 6명은 이날 오전 회동해 탈당과 관련한 최종 입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우선 제명 대상은 안철수계 의원 7명(권은희·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이태규·신용현 의원) 중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비례대표 의원 6명이다.

비례대표는 자진 탈당이 아닌 제명 절차를 거쳐야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제명은 의원총회에서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안철수계 의원을 비롯한 비례대표 의원들의 제명절차가 끝나면 곧바로 지역구 의원들이 탈당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바른미래당(현재 17석)에는 단 한 명의 현역의원도 남지 않을 수 있다. 현재 현역의원 중 손 대표를 지지하는 의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손 대표가 박주선 대통합추진위원장과 회동을 하는 등 해법을 논의하고 있다"며 "좀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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