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라임이 환매가 연기된 사모펀드들의 실사결과를 발표하고 기준가격을 조정하면서 짙은 안갯속에 있던 라임 사태의 피해규모 등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6000억원 규모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에 대한 실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데다, 기준가격을 조정한 펀드들도 자금회수 결과에 따라 기준가가 추가로 변동될 전망이어서 아직도 펀드 투자자들은 언제 얼마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라임운용 및 해당 펀드를 판매한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제기된 투자자 소송 등을 감안할 때 라임사태가 언제 마무리될 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라임운용은 지난 13일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열고 삼일회계법인에서 제공한 가격을 참고해 펀드재산을 평가했고, 이에 따라 14일 기준가격을 조정했다. 이번 조정으로 오는 18일 기준 플루토 FI D-1호는 전일 대비 -46%, 테티스 2호는 -17% 기준가격이 각각 낮춰질 예정이다.
이번 조정은 모(母)펀드에 대한 것으로, 자(子)펀드에 대한 기준가격 조정은 이날부터 시작해 오는 21일까지 순차적으로 반영된다. 그러나 자펀드는 편입한 개별 자산까지 가격조정이 반영돼야 수익률을 산정할 수 있어, 현재로서는 손실 정도를 가늠하기 어렵다. 일단 라임은 개별 자펀드에 대한 실사 결과 보고서를 이르면 오는 21일경 투자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기준가 조정이 곧 최종적인 손실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금회수 결과에 따라 기준가는 계속 변하게 된다. 즉 라임 측이 얼마나 펀드재산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라임은 구체적인 상환계획을 실사결과 발표 후 한달 이내인 오는 3월말 이전 작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같은 약속이 얼마나 지켜질 지는 알 수 없다. 이미 라임은 지난해 말 환매연기 발표 시 상환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라임은 "당시 작성된 상환계획은 투자신탁재산이 모두 건전해 변제기나 상환일 등의 시점에 모두 회수가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작성됐다"며 "그러나 회계실사 결과 회수 가능성에 일부 부정적인 요소가 존재한다는 점이 밝혀진 이상 기존 계획대로 상환 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라임은 지난해 12월 초 추심 전문 로펌과 자산 회수 및 추심 용역을 맺었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일부 사모사채 투자사들이 채권 회수에 협조를 하지 않아 관련자를 고소했거나, 만기 원금 상환 재원 마련을 이유로 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 전환사채 투자사에 대해선 회사 계좌 및 채권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다.
불완전판매와 관련된 배상액 확정도 문제다. 현재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에 대한 조사는 진행되지도 않았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3월 현장조사를 진행한다고는 하지만 실제 책임 소재를 확정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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