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로 취소된 MWC , LG전자 위약금 물어야 할까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오상헌 기자 | 2020.02.13 15:46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MWC19' 개막일인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아그란비아 전시관에서 기업 관계자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결국 세계 최대 모바일 축제도 삼켰다. 오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가 취소됐다.

MWC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행사 기간 중 방역 강화, 중국 후베이성 참가자의 출입 통제 등 관리 강화를 내세우면서 강행 의지를 보였지만 주요 참가사들의 불참이 이어지면서 결국 행사 개최를 취소했다.


테러 때도 강행했던 MWC…기업들 잇단 불참 통보에 사상 첫 취소


GSMA의 존 호프먼 회장은 12일(현지시간) 긴급 성명에서 "GSMA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와 여행 경보 등으로 개최가 불가능해졌다"며 "올해 바르셀로나 MWC 개최를 취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바르셀로나 및 개최국의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을 고려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MWC는 매년 전세계 200개국 이상에서 10만명 이상이 참석하는 세계 최대 IT·모바일 전시회다. 지난해엔 10만9000여 명이 다녀갔다. 올해는 오는 24~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계획이었다.

코로나19가 발원국인 중국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확산됐지만 GSMA는 강행 의지를 보여왔다. 중국 참가자 수는 제한적이고 코로나19가 집중적으로 발병한 후베이성 지역에서 입국하는 관람객의 출입을 전면 제한하면서다.

그러나 지난 5일 LG전자를 시작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불참 행렬이 이어지면서 결국 긴급 이사회를 열고 취소를 결정했다. 지금까지 페이스북과 인텔, 시스코, AT&T, 소니, NTT도코모, 아마존, 비보, 에릭슨, 스프린트, 엔비디아, 로욜, 맥아피, 미디어텍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불참을 통보했다.

MWC 행사가 취소된 건 33년만에 처음이다. 지난 2017년 이슬람 극단주의단체 ISIS의 바르셀로나 테러가 일어난 뒤에도 MWC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수십만명이 한 곳에 모이는 대형 행사인 만큼 안전 우려가 고개를 들었지만 정부 협조를 받아 경찰 병력을 배치하면서까지 강행했다.



전시부스 가격만 수백억…환불 규정 아직? 기업 타격도 불가피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 GSMA 공동관 이노베이션 시티에서 관람객들이 인공지능(AI) 로봇카페 비트2E를 둘러보며 커피를 즐기고 있다./사진=KT

외신들은 GSMA 취소에 따른 주최 측의 금전적 손실이 5억3700만 달러(약 6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아직까지 GSMA 측의 공식적인 환불 규정은 발표되지 않았다. 행사를 강행했다면 불참을 통보한 기업들에게 위약금을 청구할 수 있었겠지만 주최 측이 행사를 취소했기 때문에 위약금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참가 예정이었던 기업 관계자는 "GSMA 측에 참가 비용 환불과 관련된 문의를 넣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MWC 행사장의 전시부스 운영 비용으로 기업들은 200억원 이상을 지출한다.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황금자리'의 전시비용은 300억원을 웃돈다. 대관료와 장비 운송·설치비, 인건비 등을 모두 합친 비용이다.

전시비용뿐만 아니라 항공료나 호텔 숙박료 등 기업들의 손실도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행사가 12일 전 급하게 취소됐기 때문에 항공료와 숙박료를 거의 다 날리는 셈"이라며 "특히 MWC 행사 기간동안 바르셀로나 숙박업소는 취소 시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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