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사건 '외곽단체' 강조한 윤석열, 국가균형위 염두뒀나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 2020.02.12 04:30
윤석열 검찰총장/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윤석열 검찰총장이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의 당선을 위한 외곽단체 설립'을 집중 단속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 연루된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주목받고 있다.

윤 총장은 10일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3대 중점 단속 대상으로 △금품수수 △여론조작 △공무원과 단체 등의 불법적인 개입 등을 강조했다. 윤 총장은 공무원과 단체 등읭 불법적인 개입 부분에서 '특정 후보의 당선을 위한 외곽단체를 설립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하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검찰은 선거를 앞두고 전국 공공수사 부장검사들 및 검사장들이 모여 회의를 열고 중점 단속대상을 결정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제반사정을 고려해 특별히 집중적으로 단속할만한 선거범죄를 결정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세 가지 정도의 중점 단속대상이 선정되는데 대검 공공수사부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회의에 상정한다.

이처럼 윤 총장이 공무원의 외곽단체 설립 단속을 강조하자 법조계에서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서 문제가 됐던 국가균형위를 염두에 두고 한 말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가균형위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수사 과정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도왔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송 시장이 2018년 6·13 지방선거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 상당수가 국가균형위의 '제4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의 울산 지역 계획과 거의 동일했기 때문이다. 송 시장은 2017년 11월 말부터 국가균형위 고문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검찰은 국가균형위가 실질적으로 송 시장의 당선을 돕는 역할을 했다고 의심한다. 실제로 검찰은 송 시장 등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관계자 13명에 대한 공소장에 "송 시장이 국가균형위와 논의해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선거 공약이었던 '산재모(母)병원'의 예비타당성 결과 발표를 연기시켰다"고 적시했다. 송 시장은 '산재모(母)병원'의 예비타당성 결과 발표를 선거일이 임박할 때까지 연기하다가 발표하게 한 뒤 이를 김 전 시장측을 공격하는데 이용했다.

이같은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검찰은 지난달 9일 국가균형위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또 송 시장이 국가균형위 고문으로 위촉된 경위를 수사하기 위해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가균형위의 역할이 쟁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윤 총장이 특정 후보 지원을 위한 외곽단체 설립을 집중 단속하라고 지시하자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총선 이후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과 관련해서 청와대 및 여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해 나가겠다는 포석이 담긴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부장검사는 "윤 총장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수사를 보고받는 과정에서 국가균형위가 송 시장을 도왔다고 판단해 이같은 지시를 내린 것이라면 총선 이후 국가균형위와 관련된 청와대 윗선에 대한 수사가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선생님과 사귀는 여고생, 1박2일 여행도"…'럽스타' 본 친구 폭로
  2. 2 "정관수술했는데 아내 가방에 콘돔"…이혼 요구했더니 "아파트 달라"
  3. 3 "속 안 좋아요" 쓰러진 11살 외동딸 뇌사…5명 살리고 떠났다
  4. 4 수현 이혼 소식 전한 날…차민근 전 대표는 SNS에 딸과 '찰칵'
  5. 5 "대출 안 나와요?" 둔촌주공 분양자 발동동…10월 '패닉셀' 쏟아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