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선에서 감염된 사람들은 일본 감염자 수에 합산해선 안된다."
지난 3일 밤 일본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일주일 사이에 무려 135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감염자가 나오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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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운 일본 "중국처럼 입국제한조치 당할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1일 일본 외무성 한 간부의 말을 인용해 "중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 대해서도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는 나라가 나타날 지 모른다"고 우려를 전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현재 "크루즈선은 일본에 상륙하기 전 단계에서의 감염이기 때문에 일본의 감염자 수에 포함시켜선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크루즈선내 감염자 135명에다, 다른 경로로 감염이 확인된 일본내 26명을 합하면 국가별 감염자는 일본이 161명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아지기 때문이다.
마이니치는 "일본으로 감염이 확대되고 있다는 이미지가 전세계에 각인될 경우 관광이나 경제 분야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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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선 탑승자 전수 조사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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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0여명 탑승자 가운데 135명이 무더기 감염되자 탑승자 전원에 대한 신종 코로나 검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주무 부처 수장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과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엇갈린 메시지를 내놨다.
가토 후생노동상은 10일 오전 각의(閣議) 후 기자회견에서 크루즈선 탑승자 전원에 대한 신종 코로나 검사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스가 관방장관은 같은 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전원 검사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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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내 감염자 '기타지역'으로 분류…WHO도 일본 편━
'기타'(Others)라는 별도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발표하고 있는데, 마이니치에 따르면 이 역시 일본 정부가 WHO에 먼저 제안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 환자들이 속속 의료기관으로 이송되는 가운데 한국인 14명을 포함한 크루즈선 탑승자 약 3600명은 선내 격리돼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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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떠다니는 세균 배양접시…페쇄가 답 아냐"━
미국 CNN은 "크루즈선은 '떠다니는 바이러스 배양접시(Petri dish)'가 됐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존 린치 워싱턴대학 감염병학 부교수를 인용, "크루즈선은 우한과 비슷하면서 규모가 훨씬 작다. 선원들을 강제로 합숙시키면서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확진이 판명된 승무원 중에는 식당 담당 두 명, 음료 서비스 담당 두 명, 객실 청소원 한 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이 승객들과도 마주치는 점을 고려할 때 크루즈선 봉쇄 조치가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왔다.
니혼게이자이는 "크루즈선이라는 폐쇄된 공간이 감염을 확산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확진된 직원들은)승객과 접촉이 많은 위치에 있어 승객과 승무원 간 감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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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약자 우선 하선━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승객 중 신종 코로나 감염 위험이 높은 고령자들 중 일부를 이날부터 하선시키고 국내 병원 등에 수용할 방침을 세웠다. 이들을 장기간 선내 대기 시키는 것은 곤란하단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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