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기생충, 자막달린 아시아 영화 홀대 깼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 2020.02.10 15:39

"외국어 영화 최초로 작품상 수상"…日은 카즈히로 분장상 소식 전해

영화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을 필두로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거머쥔 소식이 CNN 홈페이지 머릿기사로 걸렸다./사진=CNN 홈페이지 화면캡처

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을 필두로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하면서 세계 언론사들도 일제히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기생충은 비(非)영어 영화로서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다.

세계 영화 산업의 본산인 미국 할리우드에서 92년 오스카 역사를 새로 썼으며, 자막의 장벽과 아시아 영화를 홀대해온 오스카의 오랜 전통을 깼다는 평가다. 다만 일본 언론들은 자국 출신 카즈 히로가 분장상을 받은 점도 주요 뉴스로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제작진들이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NN "외국어 영화 최초로 작품상 수상"…AFP "자막있는 아시아영화 홀대 깨져"


미국 CNN은 '기생충이 작품상 수상으로 역사를 새로 썼다'는 제하의 기사를 홈페이지 머릿기사로 다뤘다. CNN은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최초의 비영어권 영화"라면서 "오늘밤 모두가 '기생충' 때문에 '윙윙' 거릴 것이라고 수상 소식을 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역시 "기생충이 외국어 영화로는 사상 처음으로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서양 건너 영국과 프랑스 역시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을 발빠르게 전했다.

영국 BBC는 "한국인이 오스카 역사를 새로 썼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홈페이지 최상단에 배치했다. BBC는 "기생충이 92년 오스카 역사를 새로 썼다"면서 "기생충이 만든 역사적인 밤"이라고 수상을 축하했다.

프랑스 AFP는 "한국의 블랙코미디인 '기생충'이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아 아카데미 역사를 새로 썼다"고 평했다. 이 매체는 "가난한 한국 가족이 부잣집으로 잠입한 이후를 그린 이 영화가 무려 4개의 아카데미상을 거머쥐면서 아카데미가 자막달린 아시아 영화를 홀대해온 전통을 깼다"고 덧붙였다.

10일 야후재팬이 포털화면에서 주요 기사로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4관왕 관련 뉴스를 내걸었다./사진=야후재팬 화면캡처



日언론 "외국어 영화 최초로 작품상 수상"…카즈 히로 분장상 소식 전해


일본 아사히 신문은 '한국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 올랐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담담히 전했다. 아사히 신문은 "사상 처음으로 영어 이외의 외국어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고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감독상 등 4관왕을 달성했다"면서도 일본태생 미국인 카즈 히로가 영화 '밤쉘'로 아카데미상 분장상을 공동 수상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카즈 히로는 2018년 오스카에서 '다키스트 아워'에서 게리 올드먼의 처칠 분장 담당으로 분장상을 이미 한차례 수상한 바 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카즈 히로씨는 이번 수상 이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에서 살았던 경험이 수상에 도움이 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것은 미안하지만 저는 일본을 떠나 미국인이 됐습니다. 일본의 문화가 싫어져서, 꿈을 이루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미국에 살고 있고, 미안합니다"라고 답했다.

요미우리 신문도 영화 '밤쉘'로 분장상을 탄 일본 태생 카즈 히로의 소식을 주요 뉴스로 올렸다.

이밖에 일본의 영화전문지인 시네마카페는 "작품상과 국제장편영화상(지난해까지 외국어영화상)을 동시에 받는 것은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이라며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넷플릭스 영화 '로마'(알폰소 쿠아론 감독)도 이루지 못한 쾌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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