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중국서 긴급 공수하는 '車 부품' 관세 낮춰준다

머니투데이 유영호 기자, 유선일 기자 | 2020.02.10 14:35

항공운송이 관세 등 비용 최대 15배 비싸…현대차그룹 요청에 기재부 'OK'

(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사태로 인해 중국산 자동차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현대자동차 공장이 휴업에 들어간 7일 오전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인근 한 상점 입구에 7일부터 11일까지 휴업한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7일부터 모든 생산을 중단해 11일까지 휴업에 돌입한다. 2020.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중국산 부품난으로 임시 휴업을 해야 할 정도인 완성차 업계를 위해 정부가 10일 항공편으로 긴급 공수한 중국산 차 부품의 관세를 큰 폭 낮춰주기로 했다.

항공운송은 선박운송보다 운임이 훨씬 비싸 관세도 덩달아 올라가는 구조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은 중국산 차 부품에 예외 규정을 적용했다. 즉 항공으로 들여오는 중국산 차 부품의 과세가격을 산정할 때 항공 운임을 선박 운임과 동일한 수준으로 대폭 낮춰 결과적으로 관세 금액 자체가 내려가는 효과가 있도록 했다.

이번 관세 가격 인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중소 부품협력사의 경영 안정을 위해 정부에 직접 건의했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를 전격 수용하면서 현실화됐다. 홍 부총리는 완성차 업계의 임시 휴업으로 자동차 부품업체 전반이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이번에 불가피하게 항공으로 긴급 공수해오는 중국산 차 부품의 관세를 낮춰주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0일 “항공편으로 긴급운송된 ‘와이어링 하니스’에 대해 수입물품 과세가격 결정에 관한 고시 예외 규정을 적용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의 각 부품 사이에 전기 신호를 전달해주는 배선뭉치인 와이어링 하니스는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 수요량의 80%를 중국 수입물량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 경신과 유라코퍼레이션, 티에이치엔(THN) 같은 국내 와이어링 하니스 제조업체들은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와 칭다오시 등에 현지 생산공장을 두고, 이곳에서 부품을 생산해 이 부품을 선박편으로 국내로 들여왔다.

이 때문에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 현지 부품공장이 조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생산을 멈춰야 할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특히 중국 현지 부품공장이 조업을 재개하지 못하면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업계도 계속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한국 산업통산자원부와 주중 한국대사관 등은 중국 산둥성 등 지방정부에 현지 부품공장이 제대로 조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이런 노력으로 현지 부품공장이 재개해 생산한 1차 부품을 급한대로 국내 부품업체들은 선박이 아닌 항공편으로 긴급 공수해 오기로 한 것이다.


(☞2월10일자 본지 보도 '[단독] '와이어링 하니스' 오늘 긴급공수…11일 현대차 생산재개' 참조)

문제는 관세다. 관세는 물품가액과 운송 운임을 합친 과세가격에 관세율을 곱해 나온다. 쉽게 설명해 A부품 가액이 10만원이고 운임이 5만원, 관세율이 10%라면 최종 납부해야 할 관세는 1만5000원이 된다. 반면 똑같은 부품이라도 선박운송을 하면 운임이 1만원으로 낮춰지고 최종 관세는 1만1000원이 된다. 이 같은 관세액 차이만 무려 36.4%에 달하는 것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항공운송의 경우 선박운송보다 운임이 크게 비싸 관세가 높아지기 때문에 차 부품사가 부담하는 총 원가비용이 동일한 부품을 선박운송 했을 때보다 15배나 비용이 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부품업체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정부에 수입물품 과세가격 결정에 관한 고시 특례 적용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입물품 과세가격 결정에 관한 고시 제2장 제12조는 항공운송 운임 특례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제10호를 보면 항공기 이외의 일반운송하기로 계약된 물품을 제작지연 등의 이류로 항공운송할 경우 과세가격을 결정할 때 운임을 기존의 알반운송(해운운송) 운임으로 적용하는 게 가능하다.

관세 특별 인하 방안은 조속한 시일 내에 홍 부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확정될 예정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회복세에 접어든 경기에 찬물이 끼얹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산업계를 지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홍 부총리가 직접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재부, 산업통상자원부, 관세청 등 관계부처간 협의를 통해 곧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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