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된 PC방 가봤더니…'신종 코로나' 대응 극과극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 2020.02.11 05:00
기사와 관련 없는 PC방 사진 /사진=정경훈 기자

서울 성북구 소재 A PC방은 대낮부터 성황이었다. 친구들과 PC방에 놀러 온 중학교 2학년 박모군(15)에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걱정되지 않느냐 물었더니 "걱정 안 한다"는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다른 PC방에서 만난 중학생들도 "코로나에 대해 별 생각이 없다"며 게임을 이어갔다.

학생들의 무관심에 속타는 것은 부모들이다. 13살, 11살 두 자녀를 둔 박모씨(42)는 "보통 지하 밀폐 공간인 PC방이나 코인노래방에 아이들을 보내기 걱정된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에도 밀폐된 공간을 찾는 학생들에 학부모들의 우려가 깊다. 이날 찾은 PC방의 한 아르바이트생은 "중, 고등학생, 성인이 많이 오는데 코로나 이후에도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공간이야 말로 위생관리가 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때문에 알콜로"…일부는 여전


종로구, 성북구, 강북구 소재 8개 PC방을 찾았다. 환기가 상대적으로 덜 되는 지하에 위치한 곳이 절반이 넘었다.

PC방 업주들은 업주들 나름대로 최선의 조치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종로구 명륜동 B PC방은 출입문에 정부 배포 '신종코로나 예방 수칙'을 붙여놓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환기를 위해 활짝 연 창문 앞으로 손님용 손 세정제와 알바용 손 세정제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 아르바이트생 윤모씨(27)는 "코로나 확산 후 손님이 다녀간 자리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등을 무조건 알콜 세정제로 닦는다"고 말했다. 윤씨는 "손님들이 공동 사용하는 자동 금액 충전 기기도 꼼꼼히 닦는다"며 "사장님이 직원용으로 마스크를 대량 구매해 항상 끼고 일한다"고 덧붙였다.

B PC방과 비슷한 수준으로 위생을 관리하는 인근 한 PC방 아르바이트생 전모씨(25)도 "에탄올로 헤드셋 마이크 부분까지 닦는 것은 물론"이라며 "식기 관리를 위한 행주도 원래 근무시간 당 1회 삶았는데 3회로 늘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PC방 사장은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뿌리는 소독제를 사용해 기기 청소를 시키지만 PC방 노력만으로 막을 수 있을까 걱정"이라며 "손 소독제나 비누 등을 모자라지 않게 두니 손님들이 손을 잘 씻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물행주로 쓱쓱…알콜 소독 하지 않는 곳도


반면 위생관리가 철저하지 못한 PC방도 있었다. 한 대학교 앞 PC방에서 일하는 장모씨(27)는 "물로만 빤 행주로 키보드나 마우스를 닦는다"며 "헤드폰은 따로 닦지 않는다"고 했다.


불특정 다수가 마이크를 사용하는 코인노래방도 마이크 소독이 원활하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이날 방문한 성북구, 강북구 소재 코인노래방 5곳은 모두 손소독제를 비치해 두었으나 마이크 머리를 소독할 수 있는 '자동 소독 기기'를 둔 곳은 성북구 안암동의 1곳 뿐이었다. 마이크 덮개가 비치돼 있었지만 마이크는 손님이 나간 뒤 덮개가 그대로 덮인 채 방치되기도 했다.

동전을 넣으면 자동으로 노래가 나오는 탓에 주인이 자리를 비우거나 아르바이트생을 쓰지 않기에 감염자가 다녀간 자리에 바로 소독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



전문가들 "PC방 알콜소독, 환기" "개인은 마스크 착용" 당부


전문가들은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서비스업장 점주와 사용자 모두가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PC방, 코인노래방은 침이 튈 수 있는 키보드, 마이크 등을 다수가 쓰기에 소독 없이 기기를 그대로 쓸 경우 감염 위험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알콜소독 등이 예방에 도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알콜·에탄올 성분으로 소독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부분 사라지니 기기 소독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창훈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PC방에 환기가 잘 되면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청소년들은 성인보다 침이 튀는 등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인 등에 둔감하다"며 "비누로 손 씻고 마스크를 하는 등 스스로 더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신경쓸 필요가 있고 감기 증상이 있으면 방문을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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