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실태 알린 천추스, 실종 전 친구들에 한 말은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 2020.02.10 13:41
변호사 겸 시민기자 천추스가 중국 당국에 끌려가기 전에 트위터에 남긴 마지막 동영상. 천추스는 중국 우한 컨벤션센터를 급히 개조해 문을 연 병원을 보여주고 있다./사진=트위터 화면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감염 확산 및 당국 대응을 고발해온 변호사 겸 시민기자 천추스(Chen Qiushi·34)가 지난 6일부터 실종 상태이다.

CNN,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천추스는 지난 6일 오후 7시 이후로 전화나 메시지, SNS 등을 통한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천추스의 가족은 그가 격리됐다는 당국의 통보를 받았으나 언제 어디로 격리된 것인지는 모르는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천추스의 친구는 "지난 주말에 천추스의 가족은 당국으로부터 그가 격리 수용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며 "천추스는 그가 법 집행 대상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는지 몇명의 친한 친구들에게 트위터 개인계정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자신으로부터 12시간 이상 연락이 없으면 비밀번호를 바꾸라고 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괴담 유포자로 몰렸던 의사 리원량이 지난 7일 세상을 떠난 가운데 우한 지역 실태 고발을 주저하지 않았던 천추스의 행방도 불분명해진 것이다. 리원량과 천추스는 34세로 나이가 같다.

중국 동북부 칭다오 출신인 천추스는 우한에 봉쇄령이 내려진 다음날인 1월 24일 우한에 도착했으며 병원과 장례식장, 임시 격리병동 등을 돌아보고 촬영한 영상을 트위터에 게시, 우한의 암울한 실상을 부지런히 알렸다.

그는 지난달 30일 올린 동영상에서 이같이 말했다. "나는 두렵다. 내 앞에는 질병이 있고, 내 뒤에는 중국 정부의 법 집행이 있다. 하지만 내가 살아있는 한 내가 본 것과 들은 것을 말할 것이다. 죽는 것은 두렵지 않다. 공산당 내가 널 왜 두려워해야 하지?"

해당 동영상은 여러 다른 언어로 통역돼 전달됐다.


이밖에도 그는 새로 급조해 지어진 병원들을 둘러보고 "진단키트나 침대가 충분하지 않고, 밀려드는 환자들에 의사들은 완전히 지쳤다. 새 병원 건설현장의 근로자들과 지도자들 역시 지쳐있다"고 전했다.

고열에 시달리면서 입원하려고 며칠을 기다리다 병원 밖에서 쓰러진 사람, 늘어선 임시 병상에서 산소호흡기를 끼고 누운 환자들 등 우한폐렴의 확산 사태를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

친구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달 25일 천추스의 얼굴과 이름을 한국의 카카오톡과 비슷한 '위챗'에서 막았다. 또 경찰이 그의 부모님의 집으로 그를 찾아갔다.

천추스의 어머니는 천추스가 실종된 이후 트위터에 영상을 올렸다. 게시된 영상 메시지에서 천추스의 어머니는 "온라인의 모든 분, 특히 우한의 친구들에게 아들을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청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신종 코로나 확산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괴담 유포자로 지목됐던 의사 리원량이 감염으로 투병하다 지난 7일 세상을 떠나 중국 당국의 언론 및 정보 검열·통제 행태가 거센 분노와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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