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왕실 친분 내세우더니…가상화폐 사기 1억→60만원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20.02.09 15:31

가상통화 사기만 5조원...최대 피해는 韓·中

지난해 전세계 가상통화 폰지사기 피해 규모가 43억달러(약 5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기로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한국과 중국이 가장 많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폰지사기는 신규 투자자들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들에게 이자 등을 지급하는 돌려막기식 다단계 금융사기를 말한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체인애널라이시스를 인용, 최근 2년간 30억달러 규모였던 가상통화 사기 규모가 지난해는 43억달러까지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피해규모가 급증한 것은 중국의 '플러스토큰' 폰지사기 때문이다. 플러스토큰을 비롯한 6개의 가상통화 폰지사기가 전체 피해의 90% 가량을 차지했다.

WSJ는 플러스토큰에 가장 큰 피해자는 한국과 중국 투자자들이며 2018년과 지난해 상반기에 걸쳐 양국 투자자들이 투자한 금액만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가 넘는다고 전했다.

플러스토큰은 매일 수익 0.3%씩, 매달 9%에서 최대 18%에 달하는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투자자를 유치했다. 이 업체는 자체 전자지갑에 비트코인 등 기존의 가상통화를 보관하며 '플러스'로 불리는 자체 가상통화로 수익을 주겠다고 했다.

WSJ는 한국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서진호씨가 8만6000달러(약 1억원)을 투자했다 5개월만에 500달러(약 60만원)로 폭락했다고 전했다.


서씨는 WSJ에 "매달 10%의 수익을 올려준다며 동료가 투자를 계속 종용하면서 처음엔 소액으로 시작해 투자금액이 점점 불어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중국 당국이 플러스토큰이 폰지사기라며 관련자 중국인 6명을 체포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사이트는 거래를 중단했고, 서씨를 비롯한 수많은 투자자들은 돈을 찾을 길이 막혔다.

플러스토큰측이 사기를 위해 사용한 사진. /사진=페이스북 캡처.

서씨는 "플러스토큰 CEO(최고경영자)라는 '레오'라는 사람이 구글 출신의 AI(인공지능) 개발자"라고 했다"면서 "영국 왕실로부터 수백만달러의 투자금도 받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플러스토큰측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레오가 영국 왕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놓기도 했다.

서씨는 결국 지난해 8월 200여명의 피해자들과 함께 플러스토큰을 수사당국에 고발했다.

WSJ는 "2017년은 코인 상장 사기가, 2018년엔 해킹으로 인한 피해가 많았다면 지난해엔 전통적인 금융사기 수법이 시장을 장악했던 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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