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난'인데 사외이사 후보도 못내놓는 조현아 3자연합…왜?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 2020.02.10 16:13

주주들이 인정할 '중량급 인물' 못찾을 것이란 분석, '명분 없는' 경영권분쟁 단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가운데)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과 한진칼 이사회에서 유휴자산 매각과 지배구조 개선안을 잇따라 내놓은 가운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의 반격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조 전 부사장과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의 최대 명분은 명망있는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를 추천해 조 회장 중심의 경영구도에 변화를 준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한진칼 주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 후보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조 전 부사장 측은 감감무소식이다.

10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최근 이사회에서 결정한 자산매각방침을 실현하기 위해 본격적인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재무구조 개선안과 함께 본인이 맡고 있는 한진칼 이사회 의장 자리도 잠정 반납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들을 내놨다.

이에 반해 조 전 부사장 측은 조 회장의 이런 방안에 대해 강도 높은 반격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조 전 부사장 측 3자가 연합 선언을 발표하기 전부터 조 회장의 카드를 예상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은 한진칼 이사진 구성이다. 한진칼은 정관상 사외이사 숫자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에서 원한다면 얼마든지 공신력 있는 인물들을 사외이사로 추천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들과 개인 주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길이다.

당초 조 전 부사장 측이 주주제안과 함께 사외이사 후보명단을 지난주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사외이사 명단 공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이 앞으로도 사외이사 추천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의 편에 서서 자신을 사외이사로 추천해도 좋다는 중량급 인물이 없다는 의미다.

주주제안 시한인 이달 중순까지 조 전 부사장 측이 이렇다 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조 회장 대 조 전 부사장 간 '남매의 난'은 조 회장 쪽으로 급격히 기울 수 있다.

조 전 부사장의 사업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호텔 사업 구조조정도 조 회장이 먼저 선언했다.

한진그룹의 호텔사업 주력인 칼호텔은 최근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누적 적자만 400억원을 넘어 "정리를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언제 정리 하느냐"는 선언만 남은 상태였다. 조 전 부사장은 정리선언에서도 선수를 뺏겼다.


전문가들은 "조 회장이 미국 LA 월셔그랜드호텔 등 적자 사업의 매각을 선언한데다 지배구조 개선안도 일부 내놓아 조 전 부사장 측에선 공격할 명분이 거의 사라진 셈"이라며 "이런 국면이라면 3자 연합 중 KCGI와 반도건설은 출구 전략을 찾기도 힘들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미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가가 요동치지 않고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것도 양측의 경영권 분쟁에서 조 회장이 유리하다는 점을 방증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3. 3 "예비신부, 이복 동생"…'먹튀 의혹' 유재환, 성희롱 폭로까지?
  4. 4 불바다 된 LA, 한국인들은 총을 들었다…흑인의 분노, 왜 한인 향했나[뉴스속오늘]
  5. 5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