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25년간 당 지켜왔는데 들러리 신세, 이제 놓아주시라"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 2020.02.09 09:17

[the300]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험지 출마' 요구에 '고향 출마'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이번에는 내 정치 일정을 마무리 하는 마지막 출마"라며 "지난 25년간 할만큼 했다. 나는 손바닥 위 공깃돌도 아니고 들러리도 아니다. 나는 홍준표"라고 적었다.

홍 전 대표는 "나는 승부의 순간 단 한번도 머뭇거리거나 비겁하게 회피하지 않았다"며 "지난 25년간 이 당에 입당한 이래 저격수, 험지출마를 계속해 오면서 당을 지켰고 당 해체를 막기 위해 절망적이였던 탄핵 대선에도 당의 요구에 따라 경남지사를 중도 사퇴하고 출마해서 당을 지켰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5년간 흔들림 없이 당을 지켜온 사람은 효수(梟首)하겠다고 모욕하고 정치 입문 1년 밖에 되지 않고 당에 아무런 공헌한 바도 없는 사람은 꽃가마 태워 모시면서 나는 들러리나 서라고 요구한다"며 "탄핵 때 탄핵 찬성 하고 당을 뛰쳐 나간 사람을 당근을 주면서 다시 불러 들이는 일이 화제가 되는 정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게 정치적 정의라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나의 상식으로는 받아 들이기 어렵다. 이제 그만 놓아 주시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보수통합 논의와 관련, "요즘 당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조강지처(糟糠之妻)를 버리고 새 엄마를 데리고 와서 집을 지킨 전처 자식들은 홀대하고 집에 불지르고 도망 나갔던 자식들을 도로 불러 들이는데만 몰두하고 있는 꼴"이라며 "종손이 우선이고 어려울때 집을 지킨 자식들이 우선이다. 통합을 하더라도 그 정도의 의리는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통합 논의를 이어가면서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의 회동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탈당하지 않고 당을 지켜온 홍 전 대표 본인을 당이 '홀대'하고 있다는 불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내가 손바닥 위 공깃돌도 아니고 이제 와서 다른 선택지는 있을 수가 없다"며 "공관위에서 불러주면 설득해 보겠다. 고향 출마를 설득 못하면 무소속 출마를 할것이냐의 문제이고 공천되면 양지이고 제거되면 험지가 될 뿐"이라고 밝혔다.

공관위는 10일 오후 회의를 열어 홍 전 대표를 비롯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의 전략 공천 안건을 논의한다. 김 전 지사도 고향인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에 공천을 신청했다.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고향 출마'는 안 된다는 게 공관위원들의 전반적 입장이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이미 험지 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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