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휴업에 때아닌 '휴가' 가는 부품사 직원들

머니투데이 유영호 기자, 최석환 기자, 세종=박경담 기자 | 2020.02.06 17:44

"임시휴업 기간에 쉬는 직원들에게 다양한 임금 지급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결국 월급이 큰 폭 줄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산 자동차 부품 수급 차질로 현대자동차가 공장 가동을 멈추며 중소 부품 협력사들의 '도미노 휴업'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에 모듈(개별 부품의 조합)을 납품하는 현대모비스는 11일까지 임시 휴업할 방침으로 다른 부품 협력사들도 11일까지는 생산라인 중단이 불가피하다.



도미노 휴업 가시화..줄어드는 임금 문제 해결도 시급


중소 부품업체들은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임금을 어떻게 지급해야 할지 고민이 크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활용이 가능한 업체는 전체 월급의 70%를 여기서 충당하고, 나머지 30%는 회사가 지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전체 근로시간의 20% 이상을 초과해 휴업하거나, 1개월 이상 휴직을 실시하는 업체에 한해 고용노동부에 신청할 수 있다. 지원금액은 기업 규모에 따라 다른데 우선지원대상기업(상시근로자 500명 이하 기업)은 사업주가 지급해오던 인건비의 3분의 2 수준이다.

6일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유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업체는 35곳으로 이중 자동차 부품사는 6곳이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현대차 임시 휴업의 후폭풍을 맞았다.

그나마 지원금 신청이 어려운 업체는 직원들에게 원치 않는 휴가를 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 부품 협력사 관계자는 "현대차 휴업이 길어지면 생산량이 줄기 때문에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연차 소진이 안될 경우 교육 입소 등으로 대신해야 하는데 이러면 직원들의 월급은 크게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협력사 관계자는 "현대차가 휴업에 들어가며 우리 회사도 공장 가동을 멈췄다"며 "예정대로 오는 12일 생산이 재개되면 다행이지만 휴업이 더 길어지면 부품 업체들의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급한 불 끄자" 현대차그룹 1조 투입..中현지 공장 정상화에도 총력


현대차그룹도 이 같은 중소 부품사들의 위협을 감지하고 이날 소방수를 자처했다. 자동차산업 생태계 안정을 위해 총 1조원의 긴급 자금을 부품업체에 지원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 협력사 350곳이 지원 대상이다.

현대차그룹은 경영자금 3080억원을 무이자로 지원하며 납품대금과 부품양산 투자비 6920억원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이 지원금은 빠르면 이번 주중에, 늦어도 다음 달 중순 안에 모두 지급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렇게 자금 지원을 받은 1차 협력사들이 더 작은 규모의 2·3차 협력사에도 납품대금을 앞당겨 지급하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을 실제로 받는데도 두 달이 걸리는데 이번 자금 지원은 어느 때보다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중국 부품 협력사의 안전 확보를 위해서도 총력전을 편다. 현지 직원들을 위해 공장 내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마스크 개별 공급 등 방역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번 휴업의 원인이 된 배선뭉치 ‘와이어링 하니스’ 공장의 조기 가동도 돕는다.

동남아 등 중국 이외의 부품 조달선도 더 넓힌다. 중국 협력사 조업이 재개되면 부품 조달 기간도 최대한 단축할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지난 1일 중국 칭다오 총영사관 명의로 중국 내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거점인 산둥성 정부에 공문을 보내 일부 공장이라도 생산 재개를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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