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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까, 말까’ 셈법 분주━
전자투표는 주주가 직접 주총에 참석하지 않고도 온라인을 통해 의사를 표시하는 제도다. 주총장에 직접 나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고 간편하고 빠르게 주총 안건에 표를 행사 할 수 있어 소액주주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
전자투표 도입이 결정되면 한국예탁결제원 등 전자투표 서비스 기관과의 계약을 통해 바로 제도를 시행할 수 있다. 주총 개최일 14일 전 소집공고와 함께 전자투표 도입 여부를 안내하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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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표가 아쉽다” 소액주주 모으기 전략━
지난해말 기준 KCGI의 한진칼 지분은 17.29%로 2대 주주다.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 반도건설(8.29%)과 손 잡으며 공동지분율이 32.06%로 껑충 뛰었다.
조 전 부사장이 빠진 조 회장 일가 지분 22.45%를 훌쩍 뛰어넘는다. 델타항공(10%)과 카카오(1%) 대한항공 사우회(3.8% 추정) 등의 우호지분을 합치면 5.27%포인트 우위에 서게 되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주총 표대결 양상은 더 치열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 KCGI 측은 주총 전까지 지속적으로 여론전을 펼쳐 우군을 더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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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지지에도 유리━
국민연금(3.45% 추정) 등 기관 투자자들의 표심을 얻는데도 유리하다. 전자투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척도 중 하나다. 책임투자를 강화하면서 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일수록 국민연금의 지지를 받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지난해 주총투표 결과를 보면 조 회장이 선뜻 도입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한진칼 주총 참여 지분율은 77.18% 였는데, 조양호 회장 등이 28.93%로 최대주주였고 KCGI 10.81%, 국민연금 7.16%, 타임폴리오 3.61% 등을 들고 있었다.
당시 주총의 주요 안건 중 하나가 석태수 한진칼 대표의 재선임 안건이었다. 투표에서 찬성 65.46%, 반대 34.54%로 재임에 성공했다. 그런데 참여지분율 기준으로 보면 찬성한 지분이 50.52%, 반대한 지분이 26.66%다. 분명히 반대의사를 표시한 KCGI 지분 외 약 15% 이상의 지분이 석 대표의 재선임에 반대한 것인데, 대주주를 제외한 소액주주 지분(24.19%)의 절반이 넘는 수였다.
조 회장은 회사 인력을 동원, 위임장을 모으는 등 여러 선택지가 있다. 불확실성을 높이는 전자투표를 굳이 도입할 유인이 적을 수도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진칼 표대결에서 중요한 것은 불특정 다수의 지지를 기대하기 보단 확실한 내 편을 만드는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전자투표 도입만으로 누구의 유불리를 따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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