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 감별도 이제 인공지능이 한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20.02.05 09:22

가짜 한약재 오용으로 인한 약화(藥禍) 사고 예방 가능성 제시

[자료1] 방기, 목통, 관목통의 절단면 비교/사진=한의학연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가짜 한약재를 감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가짜 한약재 오용으로 인한 약화(藥禍)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 한약자원연구센터 최고야 박사와 동신대 한의학과 이숭인 교수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AI 딥러닝 기법을 활용, 외형으로 구별이 어려운 한약재의 감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딥러닝은 사람의 사고방식을 컴퓨터에게 가르치는 기계학습의 한 방법이다. 주로 물체 인식, 음성인식, 자연어 처리 등에 활용된다.

연구진이 주목한 한약재인 목통, 방기, 관목통(등칡의 줄기)은 형태가 서로 비슷해 전문가가 아니면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목통은 으름덩굴과 식물인 으름덩굴의 줄기, 방기는 새모래덩굴과 식물인 방기의 줄기다.

관목통은 신장기능 이상과 비뇨기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아리스톨로크산을 함유돼 현재 사용이 금지된 약재다. 하지만 일부 고문헌에 관목통을 목통으로 기록해 동명의 한약재인 목통과 오인할 수 있어 시장 유통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확한 한약재 감별을 위해 유전자 및 성분 분석시험을 활용할 수 있지만 시간, 공간, 비용 등의 제약으로 한약재 유통 시장에서는 육안을 통한 감별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한약재 감별 전문인력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어 육안 감별도 어려움이 큰 실정이다. 비전문가들도 가짜 한약재를 쉽게 감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연구진은 우선 한약 조제 원료로 이용되는 한약재 조각들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약재별로 수백 장의 사진을 확보했다. 이후 해당 사진 정보를 여러가지 딥러닝 모델에 학습시켜 한약재 감별 정확도를 확인했다.

딥러닝 모델 별 한약재 감별 정확도 비교/자료=한의학연
연구 결과 딥러닝을 활용한 감별 기술의 정확도는 최대 99.4%로 나타났다. 이는 질병치료에 쓰이는 식물계·동물계·광물계에서 얻은 물질인 본초(本草)를 연구하는 본초학을 전공한 박사가 동일 사진을 육안으로 판정했을 때의 평균 감별 정확도인 94.8% 보다도 높은 수치다.

연구팀은 “한약재 감별에 이 기술을 활용하면 비전문가의 가짜 한약재 오용으로 인한 약화사고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한방의료기관, 원외탕전실, 한약재 유통 시장 등에서 보다 정확한 한약재 사용을 하도록 한약재 감별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후속 연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열 한의학연 원장은 “향후 인공지능 한의사 개발 등 지속적인 한의학과 IT기술의 융합연구를 통해 미래의학을 선도하기 위한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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