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줄이면 된다는데…“해외보다 이미 낮아”=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손보사의 사업비율은 2019년 1~3분기 누적 기준 17.5%로 전년보다 0.7%포인트 낮아졌다.
사업비는 보험사가 보험 계약을 팔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경비다. 보험을 판매할 때 들어가는 비용, 일반관리비, 인건비 등이 포함된다. 판매비에는 설계사 수수료와 대리점 수수료 등도 들어간다.
국내 보험사들이 한때 영업 경쟁을 벌이면서 사업비를 많이 쓴 적이 있다. 2009년에 31%까지 치솟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정부의 규제와 설계사가 필요 없는 온라인 다이렉트 채널의 활성화 등으로 사업비가 줄었다. 무엇보다 자동차보험 적자 폭이 커지면서 사업비를 덜 쓸 수 밖에 없었다. 2017~2018년 사이에만 1500억원 이상을 절감했다.
해외 주요국과 견주어도 낮은 편이다. 해외 주요국의 자동차보험 사업비율(원수보험료 중 사업비 비중)을 비교해 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일본(29.3%)과 프랑스(28%)는 30%대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 미국(24%)과 이탈리아(22.9%)도 국내보다 높은 편이다. 자동차보험의 절반 이상이 다이렉트 채널을 통해 가입하는 영국이 16.3%로 국내보다 낮을 뿐이었다.
◇사업비 많이 쓰는 유럽, 자동차보험 흑자 비결은=유럽 자동차보험 시장은 영국을 제외하고 대부분 국내 보험사보다 사업비를 많이 쓰면서도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내고 있다.
유럽보험협회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터키, 벨기에, 네덜란드, 포르투갈, 체코, 핀란드, 크로아티아, 폴란드, 슬로베니아, 씨프러스 등 14개국이 2012년 이후 평균 2000억~4000억원대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비결이 뭘까. 국내 시장과 가장 차이가 나는 점은 유럽은 보험료에 대한 보험사의 자율권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예컨대 프랑스는 보험사가 실적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자동차보험료를 산출한다.
프랑스에서는 현재 110개 보험사가 자동차보험을 판매 중이다. 그야말로 완전경쟁 시장이고 가격경쟁도 치열하다. 실적이 좋아져서 보험료 인하여력이 생기면 이를 곧바로 보험료에 반영하고, 반대로 실적이 나빠지면 신속하게 보험료에 반영해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을 100% 수준까지 안정화시킨다. 흑자가 지속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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