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283억원 꽂힌 '밀리의 서재'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김도윤 기자, 오정은 기자 | 2020.02.04 05:40

(종합)

독서 월정액 서비스 ‘밀리의 서재’(법인명 밀리의 서재)가 2018년에 이어 2019년 추가로 180억원을 투자받았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스틱벤처스 등 국내 대표적인 벤처캐피탈(VC)이 참여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 서재는 2019년 벤처캐피탈 7곳으로부터 총 18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2018년 103억원의 투자 유치까지 포함하면 현재까지 총 투자 유치 금액은 283억원이다.

지난해 투자에 참여한 벤처캐피탈은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스틱벤처스, HB인베스트먼트, 나이스에프앤아이, KB인베스트먼트, 엘앤에스벤처캐피탈, 코오롱인베스트먼트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스틱벤처스는 밀리의 서재 투자에 새로 참여했고, 나머지 5개 투자회사는 앞서 2018년에 이어 추가로 투자했다. 밀리의 서재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의미다.


◇구독경제로 책장 속 유령 일깨워

밀리의 서재는 1년에 책 한 권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월 9900원만 내면 5만권 장서를 보유한 서재를 가질 수 있다는 유혹적인 제안으로 고사 직전의 도서 시장에 2016년 혜성처럼 등장했다. ‘독서와 무제한 친해지기’라는 광고 문구로 유명하다.

서영택 밀리의 서재 대표(54)는 2012년 웅진씽크빅 대표에 취임한 뒤 웅진북클럽 서비스로 키즈도서 시장에서 대박을 냈다. 웅진북클럽은 전자 그림책과 학습용 프로그램을 태블릿PC를 통해 보는 월정액 서비스로, 웅진씽크빅을 연 400억원대 이익을 내는 알짜 기업으로 올려놓은 일등 공신이다. 전집 판매라는 구태의연한 틀을 벗어던진 웅진씽크빅은 태블릿PC를 이용한 월정액 그림전자책 구독 서비스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웅진북클럽에서 영감을 받은 서 대표는 2016년 7월 성인독자를 대상으로 ‘책 구독경제 플랫폼’ 밀리의 서재를 창업했다. 웅진북클럽의 전자책 서비스 구독경제 틀을 그대로 가져오되 이 플랫폼 위에 책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집약해 넣었다. 그는 밀리의 서재에서 기존의 오프라인 서점과 온라인 서점이 해내지 못했던 ‘책에 관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먼저 톱스타 배우 이병헌이 책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리딩북을 대표 콘텐츠로 내세워 빠른 속도로 구독자를 늘렸다. 이같은 톱스타 마케팅은 출판업계에선 극히 드문 사례로, 밀리의 서재가 2030 젊은 층의 맘속에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덕분에 밀리의 서재는 배우 수애를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네이버 시리즈(웹소설과 웹툰을 서비스하는 Series)에 필적하는 명성을 얻으며 2019년 말 기준 구독자수가 100만명(역대 누적)에 이르렀다.


◇월 9900원...“읽어야만 독서인가요”

밀리의 서재의 독보적인 경쟁력은 단순히 전자책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어떤 책을, 어떻게 읽을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렸다는 데 있다. “읽는 것만이 꼭 독서는 아니다”라며 책 읽기의 지평을 넓히면서 동시에 전통적 책 읽기를 파괴하는 시도를 계속했다. 라이브 북클럽의 동영상과 오디오 북, 리딩 북을 비롯해 대화하며 읽는 파격적인 컨셉의 ‘챗북’까지 이용할 수 있다.

‘출판계의 넷플릭스’답게 서비스 이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도서량도 5만권에 달한다. 매달 1000권이 업데이트 된다. 이용자는 ‘내 서재’ 카테고리에 전자책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스마트폰 속에 ‘나만의 서가’를 가질 수 있다. 늘 스마트폰만 끼고 사는 사람도 밀리의 서재를 열면 내 서재에서 교양있는 책 한 권 골라, 읽고·보고·듣고·대화할 수 있다. 단돈 월 9900원으로 누릴 수 있는 작은 ‘사치와 교양’을 밀리의 서재에 녹여냈다.

전자책 시장에서 연재 시장까지 외연 확장의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소설가 김영하는 7년 만의 장편 소설을 밀리의 서재를 통해 선공개했다. 이 같은 밀리만의 독점적인 콘텐츠로 마니아층을 형성한 밀리의 서재의 경쟁자는 교보문고가 아닌 네이버와 페이스북, 유튜브이다. 밀리의 서재는 아직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지 못 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유료 고객이 늘어나면서 매출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밀리의 서재는 전자책 월정액 서비스를 가장 먼저 선보인 전자책 시장 선도 기업으로, 모바일 시대에 맞는 도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는 데 강점이 있다”며 “향후 전자책 시장에서도 구독 경제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독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밀리의 서재가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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