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두 달 앞두고…조현아·강성부·반도건설 손 잡았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20.01.31 18:08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지난해 4월 1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에서 거행됐다.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두 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유족들이 영결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오너 일가 일원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지난해 한진칼에 칼을 겨눴던 강성부펀드(KCGI) 및 지난해 제3세력으로 등장했던 반도건설이 손을 맞잡았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KCGI는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계열 대호개발과 주식 공동보유 계약을 체결해 KCGI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의 총합이 종전 17.29%에서 32.06%로 14.77%포인트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조 전 부사장 연합세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직접 경영은 하지 않되 전문 경영인 선임 및 조 회장 퇴진 등 내용의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조 회장은 주총에서 출석 주주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하면 연임에 실패한다. 지난해 주총 참석률은 77%였다. 이를 감안할 때 올해 안건 통과를 위해선 최소 39%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하순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이 (부친 고 조양호 회장의) 공동경영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다"며 "한진그룹 발전을 적극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조 전 부사장 측이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이유는 △조 전 부사장이 가진 한진칼 지분이 6.49%로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KCGI, 반도건설 등의 행보가 불명확한 상태였다는 점 △조 전 부사장 지분을 제외하더라도 조 회장 등 특별관계자 지분이 22.45%에 이르고 △조 회장 뒤에는 선대 회장 때부터 우호적 관계를 맺어 온 미국의 델타항공(한진칼 지분율 10%)이 버티고 있다는 점 등 때문이었다.


올해 들어 상황은 급박히 진행됐다. 조 전 부사장 측이 KCGI, 반도건설 측과 긴밀히 협의를 진행했고 이에 맞서 조 회장도 모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물밑 접촉을 갖기도 했다.

이번 조 전 사장과 KCGI, 반도건설 3자의 연합 구도가 형성되면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조 전 사장 측 연합 세력이 보유한 지분은 32.06%로 조 회장과 이 전 이사장, 동생 조에밀리리(조현민) 등의 지분 22.45%에 델타항공 측이 보유한 지분 10%를 더하면 32.45%로 대등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전 이사장의 의중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난 게 없다.
여기에 지난해 말 조 회장 측 백기사로 평가되는 카카오 보유 지분 1%를 더하면 조 회장은 1%포인트 안팎의 근소한 차이로 조 전 부사장 측보다 유리할 수 있다.

표 대결의 변수는 너무 많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조원태 vs 조현아' 양측 이외에도 36%에 달하는 여타 주주들의 행보가 한진칼 경영권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한진칼 지분을 줄인 국민연금(4.11%)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 여부도 한진칼 경영권 귀속 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 이외에 조 회장 측 지분에서 추가로 이탈표가 나올 경우 조 회장은 추가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실제 조 회장과 모친 이 전 이사장 간의 갈등 소식이 지난해 이후 크게 불거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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