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연료전지 수명 향상 실마리 찾았다…비결은 ‘디카페인 커피’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20.02.01 04:00
수소 연료전지 기본 구조 및 초임계 조건에서 개발된 전극 소재 모식도<br><br>수소 연료전지 전극(촉매와 아이오노머로 구성)에 초임계 조건에서 개발된 본 아이오노머를 적용할 경우, 높은 분산성 및 내구성을 나타냄.<br><br>그림 위 – 수소 연료전지의 도식. 왼쪽부터 유로, 기체 확산 층, 전극 (산화극), 고분자 분리막, 전극 (환원극), 기체 확산 층, 유로로 구성, 산화극에서 수소가스 (H2)가 환원극에서 산소 (또는 공기)가 반응하여 물과 전기가 생성되는 구조.<br><br>그림 아래 – 전극은 촉매와 아이오노머로 구성. 촉매는 일반적으로 2~3nm 크기의 백금 나노 입자 (구형의 은색 입자)를 50~100 nm 크기의 탄소 입자 (검은색 반원 지지체)에 분산시켜 적용. 촉매의 표면에 아이오노머를 코팅하여 수소 이온의 전도가 잘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기존 아이오노머에 비해 개발한 아이오노머는 촉매 층에 균일하고 얇게 코팅되는 특성을 나타냄. (제공 : 강원대 조용훈)

커피에서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커피는 액체인지 기체인지 모를 초임계유체 상태의 이산화탄소가 원두에서 카페인만 녹여내는 방식으로 만든다. 국내연구진이 이 원리를 응용해 수소연료전지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조용훈 강원대 교수, 이창현 단국대 교수, 성영은 서울대(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 교수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초임계유체 상태의 아이오노머를 적용, 수소연료전지의 수명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냈다고 1일 밝혔다.

초임계유체는 특정 고온·고압을 받아 밀도는 액체에 가깝지만 점도는 기체에 가까워 액체와 기체의 특성이 혼재된 물질 상태를 말한다. 의약품, 화장품, 향료에서 원하지 않는 물질을 고순도로 추출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아이오노머는 이온 전도성이 있는 고분자다.

수소차의 동력원인 수소연료전지는 백금촉매로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얻는다. 이 과정에서 아이오노머는 수소이온을 촉매층 내부로 전달하고, 촉매층을 서로 붙여주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촉매층을 감싸 수소 이온을 촉매층 내부로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아이오노머 소재를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초임계유체 상태인 아이오노머를 촉매층에 도포했는데 수소 이온이 촉매층 내부로 최대 1.83배 빠르게 전도됐다.


기존 아이오노머는 고분자 사슬간 얽힘 때문에 수소이온의 전도가 불균일하고 공정이 복잡해 단가가 높았다.

연구팀은 상용 불소계 아이오노머를 초임계유체 상태로 만들어 평균입자 크기를 25분의 1로 축소시켰다.

이를 통해 고분자 사슬간 간격을 좁혀 얽힘을 막고 수소이온의 전도성을 높일 수 있었다. 또 분자량은 1.5배, 결정성은 1.62배 향상됐다.

연구팀은 이 아이오노머를 수소연료전지에 실제로 적용해본 결과 전극 내 분산성이 우수했고, 내구성도 기존 전극 대비 6배 향상됐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연료전지 시스템 교체주기 확대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즈’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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