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신종 코로나 '국제 비상사태' 선포…"여행 제한은 반대"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01.31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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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WHO(세계보건기구)가 3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국제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이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여행과 무역에 대한 제한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여행·교역에 불필요한 방해는 불필요"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WHO는 이날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긴급 이사회를 연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중국에서 사망자가 약 170명으로 늘어나고, 미국에서도 사람간 2차 감염 사례가 확인된 지 몇 시간 만에 발표된 조치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전례없는 발병을 초래한 병원체의 출현을 목격했다"며 "지금 우리는 확산을 막기 위해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7834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중국내 확진자는 7736명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만 약 17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는 "현재 중국 이외에도 18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98건 발생했다"며 "이 가운데는 독일, 일본, 베트남, 미국 등 4개국에서 8건의 사람 간 전염 사례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이 바이러스가 보건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로 퍼질 경우 어떤 피해가 발생할지 모른다"며 "그런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금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비상사태 선포는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 때문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 때문이기도 하다"며 "이번 선언은 중국에 대한 불신임 결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비상사태 선포에도 국제적인 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치가 있을 이유는 없다"며 "우리는 모든 국가가 증거에 기초한 일관된 결정을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비상사태' 아니라더니 일주일만에


WHO는 심각하고, 이례적이거나 예기치 못한 예외적인 사건에 한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게 돼 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WHO는 해당 지역에 조사단을 파견하고 출입국 제한을 권고할 수 있다. 감염 국가의 거주자들이 건강, 위생 권고를 준수하도록 설득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같은 권고 사항에 강제력은 없다.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이번이 6번째다. 앞서 WHO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2014년 소아마비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2016년 지카 바이러스 △2019년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까지 모두 5차례 비상사태를 선언한 바 있다.


WHO의 이번 결정을 놓고 일각에선 '늑장 대응'이란 비판이 나온다. WHO는 지난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아직 국제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26일 발표된 상황보고서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적 위험 정도를 '보통'에서 '높음'으로 격상했다.

WHO는 당시 보고서 각주에서 "23∼25일 사흘간 일일 상황 보고서에서 세계적 위험 수준을 '보통'으로 잘못 표기한데 대한 수정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선 '중국 눈치보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은 2017년 600억 위안을 WHO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서 첫 사람간 전염 사례 발견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일리노이주 보건당국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에서 처음으로 2차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국을 다녀오지 않고 감염된 미국 내 최초 사례다.

이번 사례로 미국은 중국을 포함해 2차 감염자가 발생한 5번째 국가가 됐다. 이로써 미국 내 확진자는 5명에서 6명으로 늘었다. 지금까지 캘리포니아주, 애리조나주, 워싱턴주 등에서도 확진자가 보고됐다.

해당 환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여행하고 돌아온 뒤 감염된 일리노이주 시카고 거주 여성의 배우자다.

이 여성은 중국을 여행하고 지난 13일 귀국한 이후 감염 진단을 받았다. 남편은 최근 증상을 보여 즉시 병원에서 격리 조치 됐다. 이들 부부는 모두 60대이며 현재 입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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