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진원지' 중국은 WHO를 압박하고 있을까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 | 2020.01.29 11:35

'신종코로나 심각성 모른다'비판받는 WHO, 중국 영향 받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 중국 우한. /사진 = 텔레그래프
전 세계적으로 수천명의 감염자를 낸 중국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을 두고 중국이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WHO(세계보건기구)를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3일 WHO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아직 국제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뒤이어 테드로스 아드하놈(Tedros Adhanom)WHO 사무총장이 지난 28일(중국 현지 시간)직접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났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날 접견을 마치고 "WHO는 신종코로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조치를 높게 평가하고 전적으로 인정한다"면서 "WHO는 (중국 내)외국인의 대피를 권고하지 않을 것이다. 국제사회는 과잉 반응을 하지 말라"는 발언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해당 조치들이 WHO가 G2국가인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미 확진만 5974명에 사망자가 132명에 달하는(29일 오전 08시 기준)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중국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정도. /사진 = 텔레그래프


텔레그래프·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에 의하면 실제 일부 주장에는 근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제건강안전협의회 소속 기자 로리 가렛(Laurie Garrett)은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서 WHO의 정상 대응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WHO는 비상사태 선포 거부 결정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인권운동단체(Chinese Human Rights Defenders)의 부국장 프랜시스 이브(Frances Eve)역시 "중국은 모든 영향력을 동원해 국제기구의 의사결정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중국의 압력에 따라 WHO는 대만을 WHO보건정상회의에서 배제시켰으며, 보건 정책 수립에도 접근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국제인권감시기구(Human Rights Watch·HRW)의 중국 담당관 소피 리처드슨(Sophie Richardson)은 "중국 정부는 의도적으로 의료 전문가들의 상황 보고를 은폐하고 있다"면서 "WHO는 명확한 상황 파악 없이 중국 정부의 말만을 신뢰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보건기구(WHO). /사진 = 로이터
다만 중국 정부가 WHO에 금전적 이익을 제공함으로서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2018년 기준 중국의 WHO 기부액은 660만 달러(한화 약 77억 원)로, 같은 기간 영국과 미국 등의 국가가 기부한 2억 달러(2300억 원)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WHO의 운영 자금 중 대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주 빌 게이츠가 운영하는 게이츠 재단(Gates Foundation)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이츠 재단이 말라리아(모기가 옮기는 열병) 퇴치를 위해 쏟아부은 금액만 20억 달러(한화 약 2조 3000억 원)가 넘는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의 국제 보건 네트워크 책임자인 트루디 랑(Trudie Lang)교수는 "WHO는 중국 뿐만 아니라 모든 회원국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변한다고 생각한다"면서 "WHO의 결정은 중국의 압박으로 강요된 것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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