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땐 매출 10.2% 꺾였다… 우울한 대형마트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 2020.01.30 06: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물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한 중국발 항공기 이용객이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국내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유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에 밀려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성적이 부진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로 소비심리가 가라앉고 소비자 발길이 끊길 경우 타격을 피할 수 없어서다. 제2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형마트·백화점에 타격 준 2015년 메르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주요 유통업체 매출 증감률./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5년 6월 이마트·롯데·홈플러스 대형마트 3사 매출은 10.2% 감소했다. 현대·롯데·신세계 백화점 3사 매출도 전년대비 11.9% 줄었다.

직전 3개월(3~5월) 동안 대형마트와 백화점 평균 매출 감소율이 각각 2.1%, 0.5%였던 것과 비교해 급격히 매출이 쪼그라들었다. 이 시기는 2015년 5월20일 국내 메르스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직후였다.

편의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반사이익을 봤다. 소비자들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소규모 매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2015년 6월 편의점 매출은 전년대비 29%, SSM은 3.7% 늘었다.


메르스 확산 속도 따라 매출도 감소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계속되고 있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약국에 방역마스크를 사기 위한 관광객들이 줄을 서 있다. / 사진=강민석 인턴기자

시기를 나눠 보면 메르스 영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메르스 발생 이전이었던 5월 1~2주 대형마트 매출액은 전년대비 1.5% 감소했고 백화점은 1.5% 증가했다. 메르스 발병 초기였던 5월 3~4주에는 각각 매출 증가율이 0.1%, 1.2%를 기록해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6월 들어 메르스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6월 1~2주 대형마트, 백화점 매출액은 각각 14.5%, 11.7% 줄었다. 매출 증가율은 6월 3~4주 -5.5%, -6.4%, 7월 1~2주 -3.6%, -3.3%를 각각 기록하며 점차 감소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메르스 확진자는 5월20일 2명에서 6월1일 25명, 6월28일 182명으로 빠르게 늘어난 뒤 7월28일 186명으로 증가 속도가 진정됐다. 메르스 확산 추이와 대형마트, 백화점 매출 감소세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 셈이다.


다만 산업부는 6월 1~2주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출이 급감한 데에는 메르스 영향 외에도 휴일 영업일수가 전년대비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년과 달리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이 하루 껴 있던 점도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에 밀린 오프라인 유통에 새 '악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환전 창구에서 마스크를 쓴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

신종 코로나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메르스와 비슷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의 전파력이 메르스보다 높은 것으로 본다. 이에 벌써부터 복합쇼핑몰,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가 읽힌다. 가뜩이나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새벽배송·간편결제 확산으로 편리해진 온라인 쇼핑에 밀려 고전 중인 상황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SSM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대비 0.9% 줄었다. 온라인 유통업체는 같은 기간 14.2%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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