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던 헬리콥터 때문에'…꺼져가던 호주 산불, 다시 기승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 | 2020.01.29 09:57

위험단계 격하됐던 호주 산불, 소방용 헬리콥터 조명 열기로 다시 불타올라

호주의 수도 캔버라 시 남쪽의 오로럴 밸리(Orroral Valley)에서 발생한 불을 지켜보고 있는 인근 주민들. / 사진 = ABC뉴스

대규모 진화 작전과 호우 등으로 잦아드는 듯 보였던 호주의 '메가 화재'가 작은 실수로 다시 확대될 위기에 놓였다.

29일(호주 현지 시간) ABC뉴스·텔레그래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7일 호주 최대의 도시이자 수도 캔버라(Canberra)시 외곽의 타르와(Tharwa)마을 주택가에는 육안으로 관측이 가능할 만큼 불길이 가까이 다가왔다.

호주 수도비상대책위(ACTESA)에 따르면 당초 산불의 위험 등급은 3등급에서 2등급으로 격하되었으나, 만일 캔버라까지 불길이 미친다면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월 1일에는 온도가 최대 42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며,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는 대피 권고령이 내려졌다.

화재를 확대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호주의 MRH-90 헬리콥터. /사진 = ABC 뉴스
꺼져가는 불을 키운 것은 역설적이게도 진화 작업에 투입된 헬기로 알려졌다. 호주 국방부는 이번 화재가 불을 끄기 위해 투입된 군용 헬기의 랜딩 라이트((Landing Light·착륙등)로 인한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호주 국방부의 그렉 빌튼(Greg Bilton)중령은 "화재로 인한 두꺼운 연기를 뜷기 위해, 모든 헬기는 랜딩 라이트로 시야를 밝혀야만 한다"면서 "그러나 랜딩 라이트의 고열은 풀밭의 꺼져가는 불씨를 태워 화재를 확산시킬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호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번 재발화한 화재로 캔버라 시내의 주민 4만 2000명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 해당 지역은 2003년에도 산불이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500채 이상의 주택이 전소한 경험이 있다.

호주 국방부는 랜딩 라이트를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 작업의 절차를 변경할 계획이지만, 랜딩 라이트가 헬기의 안전에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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