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원종준 라임자산 대표 "청와대 연루설 억울…현정부와 무관"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20.01.29 06:00

작년 10월 환매 중단 기자간담회 후 첫 언론 인터뷰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최근 6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브리핑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청와대 연루설요? 억울합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가 28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간 라임운용을 향한 갖가지 억측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환매중단 관련 기자간담회 이후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라임운용 청와대 연루설은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 폐지와 맞물려 여의도 증권업계에 확산 됐다. 라임운용의 사모펀드가 투자한 회사에 현 정부 실세 A씨가 연루돼있는데, 증권범죄를 전문으로 하는 합수단이 라임운용을 수사하기 시작하면 A씨가 노출될까봐 합수단을 폐지했다는 설이다. 일부 재미 언론은 이를 보도했다.

이와 관련 원 대표는 “기사나 댓글을 보면 우리와 청와대를 엮는 내용이 많은데 그건 모두 사실이 아니다”며 “나는 전혀 로비를 하는 사람이 아니고, 우리 회사도 2012년 설립돼 현 정부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환매 지연 사태와 관련해서는 “투자자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펀드 회계실사 지연에 대해서는 “문제자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추가 담보설정, 권리설정 등을 진행하고, 이를 회계에 반영하다보니 시간이 소요되는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우리은행 출신이라 우리은행에서 펀드 판매가 많았다는 항간의 의심도 부정했다.

라임운용 전 CIO(최고운영책임자)인 이종필 전 부사장에 대해서는 30억대 자택 가압류를 진행한 상태다. 원 대표는 “법원 판결이나, 금융감독원 제재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코스닥 상장사 리드 횡령 혐의와 관련, 검찰이 이 부사장에 구속영장 청구한 사실이나 그동안 피해 내용 보도 등을 증빙해 부동산만 가압류했다”고 말했다.

-이종필 전 부사장 집에 가압류를 걸었다. 배경을 설명해달라
▶회사 명의로 가압류를 걸어보긴 처음이다. 명확한 채권 채무자 관계가 아니어서 가압류 거는 것 조차 절차가 쉽지 않았다. 처음 이 전 부사장 때문에 이런 피해가 예상되니까 가압류를 건다고 두루뭉술하게 접근했더니 법원에서 보완자료를 요청했다. 공식적으로 이 전 부사장이 잘못했다는 판결이 나온 것도 아니고 금감원에서 제재를 한 것도 아니어서 애매하다고 했다. 그래서 ‘리드’ 때문에 구속영장 청구된 거랑 어떤 피해가 예상이 된다는 걸 증빙해서 집만 일단 걸었다.

-추가 압류 계획은 없나
▶금융계좌 압류는 공탁금을 많이 걸어야하고, 피해액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의로 걸 수 없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게 없다. 어디서 판결을 해줘야 한다. 또 금융자산은 공탁금 형태의 추가 자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그 금액이 크더라. 부동산 가압류는 경영전략본부에서 진행했는데 그마저 공동명의라 전체 가압류 금액(30억원)의 절반 정도만 행사 가능하다고 한다.

가장 쉬운 것은 일단 우리 회사 주식이 있다. 라임운용 주식 수가 총 220만주인데 나도, 이 전 부사장도 55만주식 들고 있다. 자사 펀드 가입한 것들도 있다. 그렇긴 하지만 펀드는 다 환매중단돼 있고, 자본금도 준 상태여서 쉽진 않다. 라임 자본금도 크지도 않고, 소송 걸리고 이것저것하면 사실 없다고 봐야한다.

-가압류 자산에 대한 행사는
▶법원에서 판결이 나야한다. 이 전 부사장의 잘못에 대한 피해액이 확정될 경우 그걸 바탕으로 행사할 수 있다. (강제행사까지) 시간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최근 6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브리핑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무역금융펀드 등은 이 부사장이 알아서 혼자 했나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과 관련해서도 이 부사장이 직접 접촉하고 얘기해서 진행한 일이다. 금융감독원에서 중간 결과 발표를 언제 할지 나도 궁금하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불법이고 어떻게 진행이 된 건지. 워낙 이 부사장이 예전부터 본인이 다 일처리를 책임지고 하고, 문제가 없다고 말해왔다. (라임운용은 코스닥 부실기업 전환사채(CB)를 장외업체들과 편법 거래하는 방식으로 펀드 수익률을 관리해왔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과정에 메트로폴리탄과 메트로폴리탄씨앤디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다.)

-이 전 부사장이 처음 리드 횡령 의혹에 뭐라고 해명했나
▶언론 보도 직후 오히려 회사와 나에게 아니라고 강력하게 아니라고 했다. 기사도 잘못 쓴 거라고 항변했다. 검찰 구속영장 나오기 며칠 전까지도 그런 소문(리드 횡령 연루설)에 대해 물어보면 ‘자기는 잘못한 거 없다’고 너무 당당하게 굴었다. 우리는 수사기관이 아니니 검증할 수조차 없었다. 금감원도 몇달째 검사 중인 상황이었고, 압수수색 나온 수사기관도 회사랑 관련 없고, 이 부사장 개인 비리 때문에 나온 거라 알려줄 게 없다고 하더라. 우리가 미리 파악해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부사장의 행적을 알고 있나
▶나도 소문만 듣고 있다. 알았으면 검찰이나 금감원에 바로 얘기했을 것이다.

-요새 라임을 둘러싼 여러 기사가 많이 나온다. 억울한 부분이 있나
▶기사나 댓글 보면 요새 우리랑 청와대를 엮는게 많더라. 사정을 모르는 바깥에서 보면 그런 의심을 할 수 있을 거 같긴 하다. 그런데 다 정황상 의심 아니냐. 우린 2012년부터 있던 회사다. 또 내가 전혀 로비를 한다거나 그런 사람도 아니다. 혹자는 내가 우리은행 출신이라 우리은행에서 펀드를 많이 팔았냐고 의문을 던지더라. 그런데 우리은행 역시 펀드 판매 전엔 미팅도 한적 없다. 여러가지로 억울한 게 많지만 지금은 가만히 있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최근 6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관련 브리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환매 관련 TRS(총수익스와프) 계약 맺은 증권사랑 제3자 협의체 구성했는데 얘기가 잘 되고 있나.
▶쉽지 않다. 협의체 하다보면 우리 입장에선 가입자 편을 들 수 밖에 없다. (우리가) 협의를 잘해서 양보를 이끌어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의견이 서로 반대되는 판매사와 TRS 증권사에 우리가 끼어서 협의체를 하고 있다. 쉽지 않고 어렵다. 협의체도 협의체인데 사실 이건 실무자급이 아니고 더 윗선에서 논의가 돼야 한다. 우리 같은 운용사가 중간에 끼어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금감원이나 증권사 임원, CFO가 껴서 풀어가야 할 부분이지 실무자인 PBS 본부장이 나서서 할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하도 배임 이슈가 있으니까.

-회계 실사는 어느 정도 진행됐나
▶완료 시점을 2월 중순 정도로 듣고 있다. 지금 우리쪽에서 법무법인을 쓰고 있다. 거기서 주로 문제되는 자산을 커버하는데 추가 담보설정, 권리설정 등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그런게 반영이 돼야 자산에 대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그걸 또 회계법인에서 바로 반영해주는게 아니다. 서류를 일일이 증빙을 해야해 시간이 걸린다. 딱히 다른 의도가 있는게 아니다. 우리 자산 가짓수가 250개 가까이 된다. 그런 자산 가격이 상장주식처럼 매일 나오는게 아니다. 그 가치를 다 분석하고 금액을 낸다는거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밖에서 보기엔 이런 것을 잘 모르니까 우리가 의도를 갖고 지연시키는거 아니냐 하는데 절대 아니다. 우리도 힘들고 (실사 맡은) 삼일회계법인도 힘들다. 또 지금 문제가 되는 주요 자산들이 이 전 부사장이 투자한 게 많다. (이 부사장 없이) 새롭게 자산 가치를 평가하려고 하니 접근성 자체가 떨어진다. 실사 자체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요새 근황은
▶지금 정상이라면 이상한 거다. 회사 출근은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저기 많이 다닌다. 판매사 미팅도 해야하고, 금감원도 가고, 로펌도 간다. 지금 아무도 없고 나 혼자 일처리 해야해서 정신이 없다.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일단 환매에 주력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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