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전 실적 14% 증발…사스 트라우마 떠오른 삼성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20.01.28 16:19

中우한폐렴 사태에 경영불확실성 확대…설 연휴 직전부터 현지상황 파악·대책 검토 등 분주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2003년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사태 당시 영업이익이 3개월만에 14% 줄었다. 100% 사스 때문은 아니었지만 전세계적인 전염병 사태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에 이번에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7년만에 중국을 거점으로 재연된 전염병 사태에 삼성전자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일차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확산에 따른 인적 피해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사스 당시의 실적 트라우마가 여전히 큰 까닭이다.

삼성전자는 사스 사태에 따른 경제 여파가 본격화했던 2003년 2분기 당시 매출 9조8400억원, 영업이익 1조16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직전 분기보다 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2% 줄었다.

사스 사태로 중국 경기가 얼어붙고 국내 경기도 침체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당시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20%가량을 차지했던 중국 수요가 위축되면서 '애니콜'을 앞세워 중국 공략에 속도를 내던 삼성전자의 전략이 큰 차질을 빚었다. 그해 2분기 휴대폰 매출은 1분기보다 10%가량 떨어졌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우한폐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지만 반도체 부문에서는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 대부분이 여전히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사 가운데 하나다. 중국 경기위축이 삼성전자 실적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매출 비중이 17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이 커졌다는 점에서도 걱정이 크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에서 중국시장 비중은 20%를 웃돈다. 2018년 30%를 돌파했다가 지난해 미중무역갈등이 확대되면서 다소 줄었지만 지역별 매출에서 북미에 이어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힌다.

경영진에선 최악의 경우 올해 사업계획을 다시 짤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분위기다. 설 연휴 직전 우한폐렴 사태가 국제 이슈로 부각하면서 전략·기획부서를 중심으로 중국 현지 상황 파악과 대책 검토, 고객사 동향 분석 등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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