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폐렴'의 원인 병원체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국내 세번째 확진 환자가 보건소에 자진 신고하기 전까지 6일 동안 외부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감염증 공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강남의 호텔과 성형외과 등 일부 동선만 확인된 상태여서 상당기간 활보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일산 일대는 맘카페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확대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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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평 스타벅스에 손님은 한자릿수━
머니투데이가 28일 방문한 이 커피숍은 60평 이상 규모에 좌석 수 120개가 넘었지만 4~5명의 고객만 자리를 지켰다. 점심시간에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오후 1시까지 매장 내 가장 손님이 많을 때조차 테이크아웃을 포함해 10명을 넘지 않았다.
'이 커피전문점이 확진자가 들른 곳이냐', '방역 조치는 어떻게 했느냐', '고객이 평상시보다 얼마나 줄었느냐'고 질문했지만 카페 관계자는 "어떤 답변도 할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직원들은 모두 KF94 등급으로 보이는 마스크를 쓴 채 고객을 응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변 상점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인근 지역의 한 음식점 관계자는 "오전에 엄마 모임이 종종 있는데 오늘은 방문자가 없다"며 "설 연휴 이후 첫 평일이어서 오늘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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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진료대기실로 온 60대 여성, 스티커 부착 후 안도━
세번째 확진자가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는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인 일산 명지병원은 예상보다 왕래가 있었다. 환자와 환자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수시로 택시나 승용차에서 내렸다. 흰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새로운 검사장비를 어디론가 옮기느라 분주했다.
병원 현관에선 방호요원들이 방문객에게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느냐"며 발열 여부를 물었다. 이상이 없는 방문객에게는 동그란 스티커를 붙여주고, 있는 방문객은 선별진료대기실로 안내했다. 스티커가 붙어있으면 이날 하루동안 외래진료 등 병원 출입이 가능하다.
발열 의심 증상이 있어 현관에서 제지된 한 60대 여성이 선별진료대기실로 들어왔다. 전담 의료진이 이 여성과 3m가량 떨어져 앉아 중국 방문이력을 묻고 발열 체크를 했다. 곧 이 여성 어깨에도 스티커가 붙여졌다.
명지병원 관계자는 "체온이 37.5도를 넘어서거나 폐렴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선별진료소에서 확인한 뒤 이상이 있다 판단하면 격리음압병실로 이동시킨다"며 "확진자가 있는 5층 격리음압병실은 이 환자 병실 외에 전부 비워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메르스를 겪으면서 확진자 정보를 환자나 외부에 빨리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했다"며 "공개 이후 외래진료 취소 건수는 10건 수준으로 평상시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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