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입원 전 활동한 경기도 고양시 일대는 비상이 걸렸다.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세 번째 확진자가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그랜드백화점 일산점에서는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 지침을 내리고 소독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인근 시민들은 "주변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걱정이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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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쓴 고양 시민들…"혹시나 하는 마음에…"━
28일 오전 일산서구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부분 확진자 발생 소식을 알고 있었다. 주엽역 인근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던 이모씨(58)는 "딸이 외출할 때 마스크를 꼭 쓰고 가라고 해서 방금 약국에서 마스크를 샀다"며 "인명피해가 많다고 하니 걱정이 되고 앞으로도 마스크는 꼭 쓰고 대비를 하려고 한다"고 했다.
유모씨(26)는 미세먼지가 한창일 때 구비해뒀던 마스크를 다시 쓰고 나왔다. 유씨는 "이 근처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하고 계속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라와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사람(확진자)이 접촉한 사람들이 무작위라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약국을 찾는 손님도 늘고 있다. 주엽동 한 약국은 이미 손 소독제가 모두 팔려 재고가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약사 김모씨는 "손소독제가 모두 나가서 소독용 에탄올을 스프레이통에 넣어서 쓰라고 안내할 정도"라며 "문을 연 지 한 시간 만에 20개짜리 마스크가 20개 정도 나갔다"고 했다.
실제로 평소와 달리 길거리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시민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근무하는 시민들은 특히 걱정이 많았다. 한 사거리에서 교통안내 업무를 하던 양모씨(77)는 "평소에는 마스크를 잘 안 썼는데 방송에서 계속 떠들고 회사에서 마스크를 나눠주길래 썼다"며 "우리가 잘 조심하고 관리를 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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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백화점 "자세한 내용 알아야 대비할 텐데…"━
그랜드백화점을 찾은 서모씨(52)는 "확진자가 일산에 있다는 것만 알지 자세한 이동 경로를 알지 못하니 오히려 걱정이 크다"며 "정확한 시간은 아니더라도 어디 어디에 갔는지는 알아야 시민들도 대비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젊은 사람 중에는 카카오톡이나 지역 카페를 통해 소식을 듣는 경우가 많다"며 "뉴스보다는 그쪽이 소문이 더 빠른 것 같다"고 했다.
그랜드백화점 측은 직원 마스크 착용을 지시하는 한편 매장 전체를 소독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해당 확진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 채 뉴스를 보고 대비하는 정도였다.
그랜드백화점 관계자는 "확진자 이름이나 개인정보 등을 받지 못해 정확한 확인 작업을 하기 힘들다"며 "27일부터 여러 차례 문의 전화를 받고 있지만 답변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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