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간째 손님이 없어요" 세번째 확진자 지나간 일산은…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 2020.01.28 13:43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세번째 확진자가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그랜드백화점 일산점 모습. /사진=김영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입원 전 활동한 경기도 고양시 일대는 비상이 걸렸다.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세 번째 확진자가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그랜드백화점 일산점에서는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 지침을 내리고 소독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인근 시민들은 "주변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걱정이다"고 입을 모았다.



마스크 쓴 고양 시민들…"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양=뉴시스]최진석 기자 = 27일 국내 세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경기 고양시의 명지병원에 관련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한편 이날 네 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2020.01.27. photo@newsis.com

28일 오전 일산서구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부분 확진자 발생 소식을 알고 있었다. 주엽역 인근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던 이모씨(58)는 "딸이 외출할 때 마스크를 꼭 쓰고 가라고 해서 방금 약국에서 마스크를 샀다"며 "인명피해가 많다고 하니 걱정이 되고 앞으로도 마스크는 꼭 쓰고 대비를 하려고 한다"고 했다.

유모씨(26)는 미세먼지가 한창일 때 구비해뒀던 마스크를 다시 쓰고 나왔다. 유씨는 "이 근처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하고 계속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라와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사람(확진자)이 접촉한 사람들이 무작위라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약국을 찾는 손님도 늘고 있다. 주엽동 한 약국은 이미 손 소독제가 모두 팔려 재고가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약사 김모씨는 "손소독제가 모두 나가서 소독용 에탄올을 스프레이통에 넣어서 쓰라고 안내할 정도"라며 "문을 연 지 한 시간 만에 20개짜리 마스크가 20개 정도 나갔다"고 했다.

실제로 평소와 달리 길거리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시민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근무하는 시민들은 특히 걱정이 많았다. 한 사거리에서 교통안내 업무를 하던 양모씨(77)는 "평소에는 마스크를 잘 안 썼는데 방송에서 계속 떠들고 회사에서 마스크를 나눠주길래 썼다"며 "우리가 잘 조심하고 관리를 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랜드백화점 "자세한 내용 알아야 대비할 텐데…"


설 연휴 뒤인 데다 우한폐렴의 영향까지 겹쳐 그랜드백화점을 찾는 손님은 평소보다 줄어든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48)는 "두 시간째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푸드코트의 한 분식집도 손님이 평소의 절반 수준이라고 했다.

그랜드백화점을 찾은 서모씨(52)는 "확진자가 일산에 있다는 것만 알지 자세한 이동 경로를 알지 못하니 오히려 걱정이 크다"며 "정확한 시간은 아니더라도 어디 어디에 갔는지는 알아야 시민들도 대비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젊은 사람 중에는 카카오톡이나 지역 카페를 통해 소식을 듣는 경우가 많다"며 "뉴스보다는 그쪽이 소문이 더 빠른 것 같다"고 했다.

그랜드백화점 측은 직원 마스크 착용을 지시하는 한편 매장 전체를 소독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해당 확진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 채 뉴스를 보고 대비하는 정도였다.

그랜드백화점 관계자는 "확진자 이름이나 개인정보 등을 받지 못해 정확한 확인 작업을 하기 힘들다"며 "27일부터 여러 차례 문의 전화를 받고 있지만 답변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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