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포비아'…화색 사라진 화장품업계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20.01.28 14:49

한한령 해빙 기대감도 잠시…중국 단체관광·해외여행 금지에 중국향 매출 물거품

우한폐렴 공포가 확산된 28일 오전 서울 용산의 신라아이파크 면세점은 한산한 가운데 전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했다/사진=오정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화색이 돌던 국내 화장품 업계의 분위기가 급랭하고 있다.

우한폐렴 확산 공포가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령) 해제 기대감을 상쇄하며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처럼 3개월 이상 화장품 경기를 냉각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불과 1주일 전까지만 해도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는 이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으로 한한령이 해제되면서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돌아올 거란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우한 폐렴으로 중국 내 단체관광이 24일부터 중단되고 27일부터 모든 해외 단체관광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당분간 유커 귀환은 요원하게 됐다. 중국 현지 매출 비중이 크거나 유커 영향을 많이 받는 화장품 기업은 타격이 클 전망이다.

과거 2003년 사스나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는 중국인 입국 관광객 감소가 약 3개월간 이어졌다. 이들 질병이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친 총 기간은 6개월에 이르렀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약 3개월 동안은 중국인 인바운드(입국자수) 감소와 중국 내수 소비 위축이 나타날 것"이라며 "2003년 사스 기간 동안 중국인 인바운드는 3개월간 급락했고 2015년 메르스 때는 2개월간 하락하다 이후 반등했다"고 말했다.


앞서 화장품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국내 대표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2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역성장하다 3분기부터 성장세로 반전,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비 40.6% 증가했고 4분기 영업이익은 2018년 4분기 대비 200.69% 증가한 715억원으로 추정(와이즈에프엔 추정치)되고 있다. 매출 증가 선두업체인 색조화장품 전문 클리오는 3분기 매출액이 1047%나 증가하는 등 실적 회복세가 뚜렷했다.

하지만 우한 폐렴 포비아가 대두되면서 유커 귀환으로 매출 회복 기대감이 컸던 화장품 업계 실적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중국의 단체관광 및 해외여행 금지로 2019년 이후 완만하게 증가하던 중국인 입국자수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서다.

면세점과 중국 내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로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스맥스 등이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사스가 확산됐던 2003년의 중국인 인바운드는 일 평균 1400명 규모에 불과했다"며 "지금은 일 평균 1만6500명이 유입되고 있어 화장품과 면세점 업종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3. 3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4. 4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5. 5 "갑자기 분담금 9억 내라고?"…부산도 재개발 역대급 공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