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요 블랙맘바"…KBL, 24+8초 동안 코비 브라이언트 애도했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20.01.27 19:57

코비 브라이언트 사망 소식에 KBL 경기 중 선수들 추모 잇따라

잠실학생체육관. /사진 = KBL, 뉴시스
미국 NBA의 전설적인 농구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42)가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사망한 가운데 전 세계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KBL과 국내 농구 팬들도 경기장에 모여 동료이자 우상이었던 고인의 넋을 기렸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그의 딸 지아나(13)와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2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서울 SK와 안양 KGC인삼공사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다소 생소한 광경이 연출됐다. 공격권을 가진 KGC인삼공사가 공격 제한시간 24초를 그대로 흘려보낸 것. 이 시간 동안 양 팀 선수들은 공격도, 수비도 하지 않은 채 박수 치거나 가슴을 두드리며 시간을 보냈다.

24초가 흐른 뒤 공 소유권을 가져간 SK 선수들도 8초 동안 하프라인을 넘지 않았고, 이후 공격권을 인삼공사에 넘겼다.

27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SK와 안양KGC의 경기에서 SK 자밀 워니 선수가 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며 신발에 'MAMBA'라고 적어 놓고 경기를 치르고 있다. 블랙맘바(black mamba)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별명이었다.코비 브라이언트는 2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에서 딸 지안나(31) 등과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사진=뉴스1
'24'와 '8'은 코비 브라이언트가 현역 시절 사용한 등번호다. 브라이언트는 1996년 LA레이커스에 입단할 당시부터 2006년까지 8번을 달고 뛰었고 이후 2007년부터 은퇴할 때까지 24번을 등에 새기고 활약했다. LA레이커스는 두 번호를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양팀 선수들은 브라이언트의 상징과도 같은 등번호의 숫자를 활용해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것이다. 일부 선수들은 자신의 농구화에 브라이언트의 이름인 'KOBE'와 그의 별명 'MAMBA(코브라)' 등을 새기고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를 통해 선수들의 이 같은 행동이 브라이언트를 향한 애도라는 것을 알게 된 관중들도 모두 일어나 고인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 프로농구(NBA)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41·미국)가 탑승한 자가용 헬기가 26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에서 추락해 브라이언트와 그의 딸 지안나(13)를 포함한 탑승자 5명이 전원 사망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7월 26일 브라이언트와 딸 지안나가 다정하게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열린 수영대회를 관람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날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 서울 삼성, 인천삼산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인천 전자랜드와 고양 오리온의 경기에서도 브라이너트를 경기에 앞서 브라이언트를 애도했다.

선수들은 경기 전 코트에 도열해 관중들과 8초 동안 묵념하며 브라이언트를 기렸다. 전자랜드의 외국인 선수 트로이 길렌워터는 자신의 손목 테이핑 위에 'KB'와 '24', '8'을 적고 경기에 출전했다.

한편 역대 최고의 농구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브라이언트는 이날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에서 딸 지아나와 친구 가족들과 함께 자신의 전용 헬리콥터를 타고 비행하던 중 추락해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NBA뿐 아니라 각계각층에서 애도가 이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은 SNS 트위터에 "코비 브라이언트는 농구코트의 전설"이라고 글을 올렸고,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도 공식 성명을 통해 "지금의 고통을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며 슬픔을 전했다.

이날 LA에서 열린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무대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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