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브라이언트가 그의 딸 지아나(13)와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2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서울 SK와 안양 KGC인삼공사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다소 생소한 광경이 연출됐다. 공격권을 가진 KGC인삼공사가 공격 제한시간 24초를 그대로 흘려보낸 것. 이 시간 동안 양 팀 선수들은 공격도, 수비도 하지 않은 채 박수 치거나 가슴을 두드리며 시간을 보냈다.
24초가 흐른 뒤 공 소유권을 가져간 SK 선수들도 8초 동안 하프라인을 넘지 않았고, 이후 공격권을 인삼공사에 넘겼다.
양팀 선수들은 브라이언트의 상징과도 같은 등번호의 숫자를 활용해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것이다. 일부 선수들은 자신의 농구화에 브라이언트의 이름인 'KOBE'와 그의 별명 'MAMBA(코브라)' 등을 새기고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를 통해 선수들의 이 같은 행동이 브라이언트를 향한 애도라는 것을 알게 된 관중들도 모두 일어나 고인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선수들은 경기 전 코트에 도열해 관중들과 8초 동안 묵념하며 브라이언트를 기렸다. 전자랜드의 외국인 선수 트로이 길렌워터는 자신의 손목 테이핑 위에 'KB'와 '24', '8'을 적고 경기에 출전했다.
한편 역대 최고의 농구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브라이언트는 이날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에서 딸 지아나와 친구 가족들과 함께 자신의 전용 헬리콥터를 타고 비행하던 중 추락해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NBA뿐 아니라 각계각층에서 애도가 이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은 SNS 트위터에 "코비 브라이언트는 농구코트의 전설"이라고 글을 올렸고,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도 공식 성명을 통해 "지금의 고통을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며 슬픔을 전했다.
이날 LA에서 열린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무대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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