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 122개 걸렸다…서울·인천·경기 표심, 4·15 승패 가른다

머니투데이 정현수 , 이원광 , 이해진 기자 | 2020.01.28 06:01

[the300][런치리포트]총선 판세 분석…'서울' 이낙연 vs 황교안 빅매치 여부

<1>서울

4월 치러질 21대 총선의 최대 관심 지역은 역시 서울이다. 아직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50여석에 가까운 서울이 최대 격전지라고 하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지난 2번의 총선에선 더불어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는데 이번 총선은 아직 예단하기 힘들다. 4년 전과 달라진 서울 인구 구조 때문이다. 지난 총선 이후 4년 동안 서울의 인구는 약 30만명 가량 줄었다. 서울의 상징인 ‘1000만 인구’도 깨졌다.

◇역대 성적표는 = 2012년 19대 총선과 2016년 20대 총선은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서울 49석 가운데 35석을 차지했다. 새누리당은 12석을 가져오는데 그쳤다. 나머지 2석은 국민의당 몫이었다.

19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민주통합당의 간판을 달고 전체 48석이었던 서울에서 30석을 확보했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16석, 통합진보당은 2석을 얻었다.

민주당의 강세가 늘 이어졌던 건 아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참패했다. 전체 48석이 걸려 있었는데 민주당의 또 다른 간판이었던 통합민주당은 8석만 차지했다. 나머지 40석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독식했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이낙연 전 총리가 24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더불어민주당의 종로 출마 제안과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을 수락했다. 2020.1.2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핫스팟 = 초미의 관심 지역은 역시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미 종로 출마를 선언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이 전 총리의 대항마는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종로 출마설이 꾸준히 나오지만 본인은 아직 결심을 내리지 못했다. 황 대표가 출마할 경우 종로에서 대선주자급의 빅매치가 펼쳐진다.

불출마가 확정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역구 ‘광진을’도 뜨거운 지역이다. 야당에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광진을 출마를 선언했다. 여당은 광진을 후보를 아직 내세우지 않았지만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등의 이름이 나온다. 강남에서도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강남이지만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강남3구의 8개 선거구 중 강남을과 송파을, 송파병을 가져왔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핫피플 = 이낙연 전 총리와 황교안 대표의 맞대결 여부는 종로와 서울을 넘어 전국적 관심사다. 맞대결이 펼쳐질 경우 승자에겐 확실한 대선주자로서의 위상을, 패자에겐 심각한 내상을 줄 수밖에 없다. 임종석 전 실장의 서울 차출설도 끊임없이 나온다. 야권에선 오세훈 전 시장과 나경원 의원 정도가 현재로선 간판이다.

맞대결로 관심을 모으는 이들도 있다. 연세대 선후배인 우상호 의원과 이성헌 전 의원은 서대문갑에서 6번째 맞대결이 예상된다. 송파을에선 2018년 재보궐에서 맞붙었던 최재성 민주당 현 의원과 배현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이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300 관전평 =이낙연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시장 등 중량감 높은 인사들에 관심이 쏠려 있지만 빅매치보다 서울 지역의 전체 판세가 어떻게 될지가 더 중요하다. 영남과 호남 등 여야 텃밭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서울 지역의 판세가 제1당의 여부를 가릴 수 있다.

과거 2번의 선거처럼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 흐름이 2년 후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대의 경우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에 그 어떤 이벤트보다 호재다. 제3의 세력들이 얼마나 힘을 낼지도 관전 포인트다.


<2>인천
인천은 수도권 ‘빅3’(서울·경기·인천) 중에서 보수 성향이 강한 곳으로 꼽힌다. 북한과 인접한 ‘서해 5도’(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우도)가 속한 강화·옹진군, 대규모 신축 아파트가 들어선 송도 신도시, 청라 신도시 등은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분류된다.

인천의 양극화는 기존 정치 지형에 변화를 가져온다. 1970~80년대 호황을 누렸던 구도심들이 급격하게 쇠퇴하면서 주민 불만도 높아졌다. 특히 송도 신도시 건설은 구도심 주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폭발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인천대가 송도 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인천을 대표했던 제물포 상권은 ‘회색 도시’로 전락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동인천·주안·부평 지역 재개발 사업은 이번 총선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송도와 서울역을 27분에 연결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 사업도 유권자들의 관심사다.

◇역대 성적표는 = 2008년 치러진 18대 총선은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인천 지역 12곳 중 9곳을 쓸어 담았다.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에선 신학용·송영길 후보만이 살아남았다.

19대 선거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각각 6석을 가져가며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투표율도 18대 42.51%에서 19대 51.39%로 급증했다. 20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접전 끝에서 신승했다. 전체 지역구 13곳 중 7곳에 깃발을 꽂았다. 15대 총선 이래로 보수 정당을 상대로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연수구갑에서도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살아돌아왔다. 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은 송도 신도시가 포함된 연수구을과 청라 신도시의 서구갑 등 4곳에서 이겼다.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윤상현·안상수 의원을 포함하면 모두 6곳이다.
 정의당 심성정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대표단 이·취임식에서 이정미 전 대표와 손을 잡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핫스팟 =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가 보수 정당의 텃밭에 출마표를 던지면서, 연수구을은 인천 최고의 흥행 지역으로 떠올랐다. 연수구을은 20대 총선에서 연수구 갑·을로 분리되기 전까지 사실상 보수당의 전유물이었다. 15대 선거에선 고(故) 서한샘 전 신한국당 의원이, 16~19대 선거에선 황우여 전 새누리당 의원이 잇달아 깃발을 꽂았다. 현재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다. 보수 후보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나 이 전 대표의 반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전 대표는 ‘태호·유찬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송도 신도시의 젊은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었다.


◇핫피플 = 홍영표(부평구을)·송영길(계양구을) 의원은 이번 인천 선거에서 민주당을 이끌 대표 선수로 꼽힌다. 홍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당 원내대표를 역임하면서 정치적 중량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송 의원은 16·17·18·20대 선거에서 분리 전 계양구와 계양구을에 출마해 모두 당선됐다.

2010년 지방선거때 인천시장도 역임했다. ‘친박’(친 박근혜) 의원으로 꼽혔던 윤상현·민경욱 의원의 수성 여부도 관심사다. 윤 의원은 20대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김정심 새누리당·안귀옥 국민의당·김성진 정의당 후보들을 모조리 제치는 저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3월부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며 당내·외 입지도 높였다. 민 의원은 초선임에도 20대 국회에서 당 원내부대표와 대변인 등을 역임하면서 체급을 끌어올렸다.

▷300 관전평 = 양극화를 느끼는 민심이 어느 쪽에 책임을 묻느냐가 핵심이다. 한국당이 과거 송도 신도시 건설 등과 관련 인천 재정 악화에 직접 책임이 있다는 주장, 민주당이 집권 여당으로서 무한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도 이뤄질 수밖에 없다.


<3> 경기

지역구 253석 중 60석이 걸린 경기 지역에서 승패는 전국 판세를 좌우한다. 경기 지역의 핵심 변수로 ‘아파트 표심’이 꼽힌다.

문재인 정부 3기 신도시 조성(경기 남양주·과천·하남) 등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에 대한 1300만 경기 주민의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하다. 경기 신도시는 40대 이하 젊은 유권자 유입이 많다. 지난해 3040세대 6만명이 높은 서울 집값과 청약 문턱을 넘지 못하고 경기도권 아파트로 왔다. ‘젊은 표밭’인 만큼 보수 성향은 짙지 않지만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강한 불만을 가진 표밭이기도 하다.

◇역대 성적표는 = 2016년 20대 총선에선 ‘파란 깃발’이 우세하다. 현재 총 60석 중 △더불어민주당 37석 △자유한국당 15석 △새로운보수 2석 △우리공화당 1석 △정의당 1석 △무소속 3석(문희상·이언주·서청원) △공석 1(의원직상실)이다. 다만 표차는 아슬아슬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고양을(900표차), 남양주갑(249표차), 군포갑(726표차)등이 1000표 이하로 당선이 갈렸다. 18대 총선에선 당시 선거판을 휩쓴 한나라당 발 ‘뉴타운 바람’에 따라 △한나라당 32석 △친박연대 1석 △통합민주당 17석 △무소속 1석 결과가 나왔다.

‘뉴타운 돌풍’이 ‘뉴타운 역풍’으로 뒤바꾼 것이 19대 총선이다. 부동산 침체 속 △민주통합당 65석 △새누리당 43석 △통합진보당 4석으로 진보정당이 우위를 점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1대 총선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을 선거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0.1.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핫스팟 = 경기권 최대 격전지는 안양 동안구을이다. 연달아 ‘5선’을 한 심재철 한국당 의원을 상대로 ‘초선비례’ 이재정 민주당 의원이 출사표를 더졌다. 또다른 비례대표 현역의원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심 의원 아성에 도전한다.

현역 배지 4명의 혈투다. 이우현 전 한국당 의원이 의원직을 잃어 공석인 용인갑도 관심지역이다. 정찬민 전 용인시장이 출사표를 낸 가운데 경기도의원 출신 오세영 민주당 용인갑 지역위원장도 출마의사를 밝혔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경기도 이천시는 흥미로운 대진표가 만들어질 지 주목된다. 17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 내리 보수 성향 후보가 당선된 지역이면서도 시장은 진보 성향에서 나온 지역이기도 하다. 한국당에선 송석준 의원이 재선을 노린다. 민주당은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차관과 이천시장을 3번 지낸 조병돈 전 시장이 경쟁 중이다.

김 전 차관이 민주당의 후보로 확정될 경우 재미있는 경쟁구도가 펼치진다. 김 전 차관과 송 의원 모두 관료 출신이고 같은 시기에 각각 기재부와 국토부의 대변인을 지내는 등 닮은꼴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300 관전평 = 집값은 정치 이념과 연령과 더불어 선거판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 중 하나가 된 지 오래다. 뉴타운 열풍과 역풍이 승패를 좌우한 역대 총선들이 이를 증명한다.

경기도 아파트 표심을 잡기 위한 셈법은 간단치 않다. 진보성향의 30~40대 젊은층이 많지만, 투자보다는 실소유자가 대다수여서 3기 신도시로 공급이 늘어나는 것을 반기지 않는 유권자 구성이다. 집값과 더불어 교통·인프라까지 ‘살기 좋은 동네’를 고민하는 똑똑한 공약이 아파트 표심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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