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프랑스 금융기관 소시에떼제네랄을 인용해 중국이 3월까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발병을 안정시키지 못한다면 올해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첸 공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중국 경제는 (우한 폐렴) 발발 전에도 이미 힘겨웠지만 이번 공중 보건의 위기 위협은 성장률을 더욱 낮게 끌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6.1% 증가를 기록, 29년 만에 최저치(연간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분기 성장률은 6.0%를 기록했다.
'바오류(保六)', 즉 6%대 성장률은 중국 정부에 있어 성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지점이다. 만일 중국이 올해 6% 경제성장률을 지키지 못한다면 2010년 대비 경제 규모를 두 배로 키우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약속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포브스가 인용한 글로벌 경제 전망업체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한 연구원도 암울한 분석을 내놨다.
만일 우한 폐렴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근' 이른바 사스(SARS) 전례를 닮아간다면 올해 중국 실제 경제 성장률은 사상 처음으로 5.5% 아래로도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WSJ에 따르면 사스가 발병했을 당시 2003년 2분기 중국 경제는 직전 분기(11.1%) 대비 2%포인트 떨어진 9.1%를 기록했었다.
포브스는 "사스 발병 당시에 비해 (고속철도, 항공 시설 구축 등으로) 중국인들의 이동성이 증가한 것은 바이러스 확산 통제에 더 많은 도전을 가져오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은 특히 이번 우한 폐렴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에 앞서 시작됐음을 지적했다. 소비 대목이기도 한 이 시기에 소비자들이 이동을 자제하고 지갑을 꽁꽁 닫았기 때문에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류 샤오밍 중국 교통부 차관은 기자회견에서 설 명절이던 지난 25일 중국 내 전반적 여행(이동)이 전년 동기 대비 28.8% 감소했다고 밝혔다. 민간 항공 여행은 41.6%, 철도 여행은 41.5%, 도로 교통은 25%씩 줄었다.
호텔, 교통뿐 아니라 다른 여가 산업 타격도 커질 전망이다. 중국 내 영화 시사회가 잇따라 취소됐고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휴관한 뒤 기존 입장권 소유자들에게 환불을 진행했다.
중국 국무원은 춘제 연휴를 기존 1월24일~30일에서 2월2일까지로 연장하는 방안을 비준했다. 연휴 기간이 얼마나 더 늘어나느냐에 따라 산업 생산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우한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인 제너럴 모터스, 글로벌 주류 업체인 앤호이저 부쉬 인베브 공장도 자리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성장률 하락은 글로벌 경기에도 타격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포브스는 "초기 평가를 통해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2020년 글로벌 성장률이 2%포인트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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