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우한 폐렴' 환자 명지병원 입원…'메르스 루머' 다시도나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 | 2020.01.27 13:39

'우한 폐렴'3번째 확진자 명지병원 입원…'폐렴 공포'와 5년 전 '메르스 루머'닮아 있어

세 번째 우한 폐렴 확진환자가 격리돼 치료중인 일산 명지병원 모습./ 사진 = 뉴스 1

국내 세 번째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확진 환자가 '메르스 사태'때 환자 5명을 완치한 명지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명지병원 측은 5년 전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됐던 악성 루머 사태가 재현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7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국가지정 격리병상인 명지병원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내 세 번째 '우한 폐렴'확진자인 한국 남성 A씨(54)가 명지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우한에 거주하다 지난 20일 일시 귀국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A씨는 22일부터 열과 오한, 몸살기 등을 느껴 해열제를 복용했다. 증상이 다소 수그러드는 듯 했으나 25일 간헐적 기침과 가래 등이 발생해 연고지인 고양 일산서부보건소를 통해 명지병원에 입원했다.



명지병원 입원한 '우한 폐렴'확진자…인근 주민들 "불안하다"


명지병원 측의 '2015 메르스 사태'당시 보도자료. '환자가 죽었다'등의 괴소문이 퍼진 경위 등이 담겼다. / 사진 = 명지병원

이날 소식이 알려지면서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명지병원'의 이름이 등장했다. 관련 기사에도 인근 주민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연이어 "불안하다"는 댓글을 남겼으며, 일산·파주 기혼 여성들의 '맘카페'에도 "예약을 취소해야 하나"는 글이 게시됐다.

누리꾼들의 불안감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당시 명지병원이 골머리를 앓았던 '악성 루머 유포'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명지병원이 게시한 '메르스 400일의 성찰'후기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가 입원한 당시 병원 측은 "지역 사회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해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회원수 10만 명이 넘는 일산 지역의 '맘카페'를 중심으로 "명지병원의 메르스 환자가 사망했다"는 괴소문이 확산됐으며, 병원 측은 수십 차례가 넘는 항의 전화와 잇단 진료 취소에 시달렸다. 급기야는 명지병원 직원의 가족·친지 등을 대상으로 "출근하지 말라"는 압박이 들어오기도 했으며, 명지병원 직원의 동생이라는 것만으로 회사에서 조퇴 조치를 당한 사연도 공개됐다.



메르스+악성루머와 싸웠던 명지병원, 우한 폐렴도?


악성 루머로 고통받았던 명지병원. /사진 = 명지병원 홈페이지 갈무리


명지병원은 부랴부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료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문자를 발송했지만, 한 번 퍼지기 시작한 괴소문은 끝모르고 확산됐다. 결국 병원 측은 경찰에 괴소문 유포자를 고발했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우한 폐렴'확진자 입원에도 명지병원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악성 루머' 대응이다. 이미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명지병원과 가까운 곳에 살아 무섭다" "병원 예약을 취소해야 하나"는 글이 확산되고 있다.

병원 측은 "명지 병원은 국가지정 격리병상을 운영하는 병원 29곳 중 하나로, 현재 14개의 음압격리병상(외부와 기압 차이를 조성해 병원체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특수한 병상)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측도 "명지병원의 의료진은 메르스 때부터 철저하게 감염 예방 훈련을 받아왔다. (인근 주민은)100% 안심하셔도 된다"라면서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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