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WHO '우한폐렴 비상사태' 유보에 안도…S&P 0.1%↑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01.24 07:23

WHO(세계보건기구)가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기로 하면서 뉴욕증시가 장중 반등했다.

WHO의 전문가들이 우한 폐렴 사태를 아직 치명적 위기로 보지 않는다는 사실이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WHO "비상사태로 간주하기엔 너무 일러"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전날보다 3.79포인트(0.11%) 오른 3325.54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8.71포인트(0.20%) 뛴 9402.48을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WHO의 우한 폐렴 관련 발표가 나온 직후 오름세로 돌아섰다.

반면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낙폭을 모두 줄이지 못하고 26.18포인트(0.09%) 내린 2만9160.09로 마감했다.

이날 WHO는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 상황을 국제적 차원의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간주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WHO는 이틀 동안 16명의 독립적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긴급 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이 같이 결정했다. 위원회에선 비상사태 선포를 놓고 찬반 의견이 반반으로 갈렸다고 한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중국 외 지역에선 아직 사람 간 전염에 대한 증거가 없다"며 "지금까진 사람 간 전염이 가족 또는 감염자를 돌보는 의료인에게서 제한적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이 바이러스는 대부분의 사람에겐 가벼운 증상만 유발하지만, 확진자 가운데 약 4분의 1은 심각한 증상을 경험했다"며 "사망자 대부분은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우한 폐렴의 발전 단계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우 우한 폐렴으로 비상사태에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왔다"며 "현재로선 여행과 교역에 대한 더 광범위한 제약을 권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포괄적인 대책의 하나로 공항에서 출구 감시를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가장 심각한 전염병에 대해서만 선포되는 것으로, 이 경우 해당 전염병 발생 국가에 교역, 여행 등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각국에 전달되고 국제적 의료 대응 체계가 꾸려진다. 만약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면 지난 10년 사이 6번째 사례가 된다.



'우한 폐렴' 후베이성 밖 첫 사망자 발생


이날 중국 후베이성 보건당국에 따르면 우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날 17명에서 18명으로 늘었다.

이번에 추가된 사망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원한 후베이성 밖에서 나온 첫번째 사례다. 지금까진 17명의 사망자 모두 허베이성 내에서 나왔다.

현재 우한 폐렴의 감염자는 중국 내에서 확인된 수만 600명이 넘는다. 중국 최대 황금연휴인 춘절(24일~30일)을 맞아 수억명이 이동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향후 감염 확산이 더욱 우려된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시를 봉쇄한데 이어 인근 도시인 인접한 후베이성 황강과 어저우까지 진출입을 차단했다. 봉쇄된 3개 도시의 총인구는 약 1800만명에 달한다.

WHO 관계자는 "1000만명 이상의 인구가 사는 도시를 봉쇄하는 것은 그동안 공중위생 대책으로 시도된 적이 없다"며 "이것이 효과가 있을지 여부는 현 단계에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스위스계 은행 UBS의 로버트 새뮤얼 애널리스트는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경우 우한 폐렴 사태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우한 폐렴의 확산이 이어질 경우 불안을 느낀 소비자들이 집안에 머물면서 소비가 부진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美 신규 실업자 6천명 늘었다…예상치는 하회


미국의 신규 실업자 수가 다시 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장세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1000건으로 전주 대비 6000건 증가했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인 21만5000건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고용시장 상황이 나빠졌음을 뜻한다.

그러나 절대적 수준으로 볼 때 여전히 미국의 실업률은 3%대 중반으로 최근 5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4주 평균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종전보다 3250건 줄어든 21만3250건으로 집계됐다.

유럽증시는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3.01포인트(0.71%) 떨어진 420.03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127.33포인트(0.94%) 급락한 1만3388.42,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39.19포인트(0.65%) 내린 5971.79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날보다 64.25포인트(0.85%) 하락한 7507.67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도 이틀째 급락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 상반기 원유 과잉공급을 경고한 가운데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운송용 석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까지 겹쳤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15달러(2.0%) 떨어진 55.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3월물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이날 밤 10시15분 현재 1.11달러(1.8%) 내린 62.10달러에 거래됐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전날 "올 상반기 전세계 원유시장은 하루 평균 100만 배럴 정도 과잉공급 상태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금은 전장보다 0.35% 상승한 1562.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 달러화도 강세였다. 이날 오후 5시9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15% 오른 97.67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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