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으로 쓰던 여수 땅, '감정가 5배' 200억에 팔린 이유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20.01.25 16:21
감정가보다 5배 이상 높은 203억원 낙찰된 여수 바닷가 도로, 주차장 부지 전경. /사진제공=지지옥션
#지난해 11월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법원 경매 현장. 9명의 입찰자가 감정가 39억2938만원으로 책정된 2만9265㎡(8852.7평) 면적의 토지를 놓고 경합을 벌였다. 입찰 보증금만 약 3억9294만원이 필요한 '큰 손'들의 경쟁. 결국 감정가의 5배가 넘는 203억99만원에 새주인이 결정됐다.

여수 바닷가와 인접한 이 땅은 도로와 공영주차장으로 사용 중이며 일부 맹지(盲地·도로와 직접 연결되지 않은 토지)도 섞여 있다. 주변에 건물도 없고 유동인구도 적은 한갓진 위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싸게 팔린 이유는 주변 개발이익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이 땅은 인근에 한산해상공원이 있고, 여수해상케이블카도 가깝다"며 "최근 여수 관광 인프라 확충으로 일대 개발이 진행되면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입찰에 참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25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경매 낙찰가 상위권 토지에 향후 개발이익을 기대한 물건이 다수 포함돼 있다.


27평짜리 땅이 101억원 팔린 사연


지난 3월 대구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대구 수성구 범어동 소재 면적 91㎡(약 27평) 도로 부지는 감정가(2억1768만원)의 46배인 101억원에 최종 낙찰됐다. 서울 강남권보다 비싼 3.3㎡당 3억7000만원대에 팔린 것.
감정가 대비 46배 높은 101억원에 최종 낙찰된 대구 수성구 범어동 소규모(27평) 도로 부지 전경. /사진제공=지지옥션

낙찰자는 이 땅이 포함된 부지에서 대규모 재건축을 진행하는 조합이었다. 조합은 2023년 12월말 지하 4층~지상 최고 59층, 5개 동에 아파트 1340가구와 오피스텔 528실 등 대규모 주상복합단지 조성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오 연구원은 “땅 위치가 대로에서 단지로 진입하는 통로 핵심 요지로 재건축 사업 추진을 위해 꼭 필요했기 때문에 웃돈을 내고 매입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부산지방법원에서 경매를 진행한 573.0㎡ 규모 토지엔 37명이 입찰에 참여했는데 감정가(1627만140원)의 3배가 넘는 5438만1000원에 최종 낙찰됐다. 다세대주택 바로 뒤에 있는 임야로 현재 밭으로 쓰고 있지만 추후 토지 용도변경이 되면 주택개발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토지경매에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1000% 이상 기록한 토지도 10건이 넘었는데 대체로 지방에 있는 임야, 대지, 전(밭) 등이었다. 팬션, 전원주택, 캠핌장 등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례로 전남 영광군 영광읍 학정리 소재 50㎡ 면적 땅은 감정가 609만원이었는데 최종 낙찰가는 2억원으로 낙찰가율 3285%를 기록했다. 전남 고흥군 대서면 상남리에 있는 3560㎡ 면적의 잡종지는 감정가 4628만원에서 20배 이상 뛴 9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경매에 올라와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팔린 신안군 증도면 까치섬. /사진제공=지지옥션


무인도 경매에도 52명 참여


한편 지난해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도 경매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전남 신안군 증도면에 있는 ‘까치섬’인데 부지 면적 2284㎡로 감정가는 959만2800원이었다. 예상보다 많은 52명의 입찰자가 경합한 끝에 감정가의 4배가 넘는 4201만원에 낙찰됐다.

오 연구원은 “해안선에서 200m 거리에 있는 무인도인데 레저사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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