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메밀전병·벌교 꼬막…설 '먹방여행' 어디로?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20.01.24 05:00
두모몽돌해변. /사진=한국관광공사
명절 고향길 대신 여행길을 택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비행기에 몸을 싣고 먼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야 모두 같지만 이번 설에는 영 부담스럽다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은 '불매운동'으로, 중국은 '우한 폐렴'으로 몸살을 앓으며 선택지에서 지워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휴가 주말을 포함해 4일에 불과해 고향 방문이나 연휴를 마친 뒤 출근을 고려하면 멀리 떠나기도 버겁다.

그렇다고 흔치 않은 여행 기회를 놓칠 수는 없는 노릇. 여행 좀 할 줄 안다는 사람들은 이미 국내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1박2일 만으로도 1~2월 제철 음식을 즐기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지역 관광지가 있어서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2월 눈과 귀가 즐거운 여행지를 소개한다.


메밀전병·콧등치기, 강원도 겨울의 미(味) 느껴볼까


명절에는 '먹부림'이 필수다. 전통시장은 이를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다. 특히 강원도 전통시장은 지역 먹거리가 풍성해 먹부림에 안성맞춤이다. 음식의 이름과 재료에 이야기도 담겨 있어 재미도 있다. 유명 리조트와 스키장 등 즐길거리가 풍성한 강원도에서 맛과 멋을 즐겨보면 어떨까.

정선아리랑 시장은 대표적인 강원도 전통시장이다. 정선은 아리랑이 주는 정서적 공감대 외에도 먹거리로 이름을 알린 곳이다. 척박한 땅에 꿋꿋이 뿌리를 내린 메밀과 옥수수 등 어쩔 수 없이 먹던 음식이 이제는 별미가 됐다. 면이 굵고 투박해 콧등을 친다해 붙여진 '콧등치기'나 옥수수 전분 모양이 올챙이처럼 생겨 붙여진 '올챙이국수'의 맛이 일품이다.

영월서부시장에는 메밀전병 골목이 있다. 다닥다닥 붙은 메밀전집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니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 이 곳을 다녀온 여행자들은 전을 부치는 모습을 보며 먹는 맛이 특별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에는 닭강정도 입소문이 난 만큼, 남녀노소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다. 인근 아리힐스 스카이워크나 아리랑브루어리, 젊은달 와이파크 등 배를 채운 뒤 즐길거리도 많다.

위치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정선로(정선아리랑시장) / 영월군 영월읍 서부시장길(영월서부시장)


뜨끈한 어죽에 추위가 싹~


고향을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여행을 노리는 J턴족들이 있다면 충남 예산군 예당호 일대를 발길을 돌려보면 어떨까. 이름도 생소한 어죽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1964년 둘레 40㎞에 이르는 저수지가 만들어진 뒤 동네 주민들이 붕어, 메기, 가물치, 동자개(빠가사리) 등 다양한 민물고리를 잡아 죽을 만들었다. 고춧가루 푼 양념과 민물새우를 넣은 국물은 명절 음식의 느끼함을 없애기에 좋다.

어죽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웠다면 아름다운 예당호를 걸으며 소화를 시킬 수 있다. 402m의 길이를 자랑하는 '예당호출렁다리'와 5.2㎞에 이르는 '느린호수길'이 있다. 주변에는 예산 대표 사찰 수덕사 대웅전(국보 49호)을 중심으로 삼층석탑과 성보박물관 등 볼거리도 많다. 3·1절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예산 윤봉길 의사 유적(사적 229호)도 들러볼 만하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등장하는 덕산온천에도 명절 피로를 풀어도 좋다.

위치 : 충남 예산군 예당호 일대



지금이 제일 맛있다…벌교 꼬막과 장흥 매생이


벌교 꼬막정식. /사진=한국관광공사
꼬막과 매생지는 지금 아니면 맛보지 못하는 겨울 바다의 진미다. 꼬막 하면 가장 유명한 곳이 벌교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인 꼬막은 1~2월이 가장 맛이 좋을 시기다. 벌교 읍내에는 오래 전부터 데친 참꼬막과 꼬막전, 꼬막회무침 등 꼬막정식을 파는 식당이 많기로 유명하다.

벌교는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벌교역 앞은 '태백산맥 문학기행길'이 조성돼 있다. 구 보성여관(등록문화재 132호), 소화의 집, 현부자네 집 등 소설의 무대가 된 장소를 가족과 함께 답사하는 것을 추천한다.

벌교 옆 장흥은 매생이가 한창이다. 올이 가늘고 부드러우며 바다 향이 진한 장흥 내전마을 매생이는 최고로 여겨진다. 뜨끈한 매생이탕을 한술 떠서 입에 넣으면 마치 바다 내음을 들이마신 것 같다. 안도현 시인은 매생이를 '남도의 싱그러운 내음이, 그 바닷가의 바람이, 그 물결 소리가 거기에 다 담겨 있었던 바로 그 맛'이라고 표현했다.

위치 : 전남 보성군 벌교읍 회정리(벌교꼬막정식거리) / 장흥군 장흥읍 토요시장3길(정남진장흥토요시장)


"생선이 입에서 녹네"…거제 대구와 통영 물메기


거제 외포항에 잡힌 대구. /사진=한국관광공사
거제 대구와 통영 물매기는 요즘 최고의 국내 여행지로 뜨고 있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대의 겨울 별미로 꼽힌다. 대구를 제대로 맛보려면 거제 외포항으로 가야 한다. 전국 대구 출하량의 30%를 담당하는 만큼, 겨울 볕에 몸을 맡긴 대구가 줄지어 분위기를 돋운다. 인근 식당에선 대구탕과 대구튀김, 대구찜 등이 코스로 나온다.

이웃 도시 통영에는 물메기가 있다. 이른 오전 통영 서호시장을 찾으면 살아 헤엄치는 물메기를 볼 수 있다. 못생겨서 한때 그물에 잡히면 버렸다는 물메기는 최근 '금(金)메기'로 불리며 귀한 대접을 받는다. 중앙시장 횟집에서 물메기탕을 맛볼 수 있는데, 식객들은 메기의 살이 연해 후루룩 마시면 살이 한 입에 넘어간다고 칭찬한다.

별미를 맛봤다면 외포항에서 해안도로로 이어지는 두모몽돌해변에 가보자. 호젓한 어촌과 자그마한 몽돌이 자리한 이곳은 거가대교를 감상하는 포인트로 꼽힌다. 이 밖에 미술관과 책방, 찻집 등이 모여 있는 통영 봉평동의 봉수골에서 사색을 겸한 겨울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

위치 :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외포항) / 통영시 새터길(서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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