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즐거운 설날이 돌아왔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지만, 고향이 먼 사람들은 장시간 차 안에 앉아 먼 귀성길을 떠나야 한다.
그러나 오래 앉아 있다 보면 허리를 시작으로 온 몸의 근육이 저려온다. 다리가 저리고 퉁퉁 붓기도 하며, 심하면 디스크나 관절염에 시달리기도 한다. 설날 불청객 '의자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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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앉을 때마다 수명 2시간 줄어들어"…당뇨·비만 원인 되기도━
WHO(세계보건기구)는 장시간 앉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심혈관 질환·당뇨병·비만 등의 질병을 총칭해 '의자병(Sitting Disease)'라고 정의했다. 미국 미네소타 메이요 종합병원의 의사이자 '병 없이 살려면 의자부터 끊어라'의 저자 제임스 리바인(James Levine)박사도 "1시간 앉을 때마다 2시간의 수명이 줄어든다"라고 주장했다.
리바인 박사는 "해부학적으로나 생리학적으로나 인체 구조는 서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면서 "오래 앉아 있을 경우에 다양한 원인의 '사망 위험'이 50%나 증가했으며, 심장 마비·협심증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발병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UCLA 공중보건대학원의 보건서비스학과 교수 토니 얀시(Toni Yancey)도 '의자병'에 대해 "앉을 경우 다리의 신경 신호가 약해지며, 인슐린에 둔감해지고 칼로리 소모가 줄어든다"면서 "혈중 지방의 분해 속도도 느려져 건강에 치명적일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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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 위해서는 일어서세요…'설날 민속놀이'도 도움━
'의자병'의 예방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어서는 것이다. 귀성을 위해 차량을 긴 시간 운전해야 하거나 버스·기차에 탑승해야 한다면 잠깐씩이라도 일어서는 것이 좋다. 영국 레스터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1시간에 5분 정도 일어서는 것이 이상적이다. 일어설 경우 약 30~50%의 칼로리가 더 소모돼 고지방 명절 음식으로 인한 체중 증가도 막을 수 있다.
부득이하게 오랜 시간 앉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앉는 자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두 발은 바닥에 붙이고, 허리는 곧추세워 등받이에 기대 앉는다. 목은 곧게 펴 정면을 바라봐야 한다. 휴대폰을 볼 때도 고개를 숙이기보다는 목을 꼿꼿이 세워야 한다. 고개를 숙이면 세울 때보다 머리의 하중이 세 배 이상 늘어나기 때문이다.
설날의 민속놀이를 즐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신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인 '제기차기'는 '의자병'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칼로리 소모도 크고 혈액 순환에도 도움을 준다. 이외에도 연날리기·굴렁쇠·눈썰매 등의 민속놀이도 예방에 효과적이다. 경주·진주 등 전국의 13개 지방 국립박물관과 서울 덕수궁 등 고궁은 무료로 민속놀이 체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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