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수의 분산효과,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한 종목의 코스피200 내 비중이 30%를 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동일 종목 비중을 30%로 제한하고 있어 ETF 운용사가 어려움을 토로함에 따라 시총 비중 30% 상한제의 수시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지난해 6월 시장이 특정 종목으로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코스피200 등 주요 주가지수에서 1개 종목의 시총 비중이 30%를 넘으면 비중을 강제로 낮출 수 있도록 했다. 매년 3~5월 또는 9~11월 특정 종목의 평균 비중이 30%를 초과하면 6월과 12월 선물 만기일 다음 거래일에 해당 종목의 비중을 30%로 하향 조정한다.
그러나 정기조정 외에 수시로 비중을 변경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도 있어, 거래소가 삼성전자의 시장 왜곡이 심하다고 판단할 경우 언제라도 시총 비중 30% 상한제를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시총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은 지난달 9일 30%를 넘어섰고, 지난 20일에는 비중이 33.51%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전날까지 약 두달 간 22% 뛰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6월 정기변경 전에 삼성전자 비중을 줄일지, 구체적인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만약 비중을 줄이게 된다면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는 21일 전날대비 1000원(1.60%) 떨어진 6만14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60억원, 772억원 어치 매물을 쏟아냈다.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상승세를 지속해 상한제를 적용받게 될 경우 외국인과 기관 매도공세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코스피200지수를 그대로 복사해 추종하는 코스피200 연계 ETF의 경우 삼성전자 비중 축소를 기계적으로 반영해야 해 매도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규모가 큰 삼성자산운용 KODEX 200의 경우 전날 하루 거래량은 600만주, 거래액은 1848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 역시 264억원 규모가 거래됐다. 이들이 삼성전자 비중을 한꺼번에 줄일 경우 주가에 충격이 있을 수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본래 고객이 ETF 환매요청을 하면 운용사는 현물을 매도하고, 선물을 매수해 헤지를 하는데 거래소의 조치가 시행되면 대규모 거래를 수행해야 해 다들 주목하고 있다"며 "ETF 매도로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면 일반 펀드까지 매도행렬에 가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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