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매각설 끊이지 않았지만…장수한 CEO 원기찬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20.01.21 15:39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사진제공=삼성카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임기 6년을 꽉 채우고 물러난다.

취임 초기부터 매각설과 교체설이 끊이지 않았지만 오너가인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부회장을 제외하고 카드업계에 이례적으로 장수한 CEO(최고경영자) 기록을 세우고 떠난다.



"팔린다" "바뀐다" 끊임없는 '說說說'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원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30년 가까이 인사업무를 전담했다. 그러다 2013년 12월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취임 초만 해도 카드업계의 업황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곧바로 일부 카드사의 신용카드 정보유출 사태와 잇따른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을 겪으며 업계 전체가 부진에 빠졌다.

삼성카드만의 개별적인 위기도 있었다. 장기 고객이던 코스트코의 독점 파트너사 지위를 빼앗긴 것. 그때마다 원 사장은 교체설에 시달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의 총수 역할을 맡은 후론 삼성카드의 매각설도 끊이지 않았다.


금융에 심은 'IT DNA'…디지털 삼성카드로 변신



각종 '설'이 끊이지 않았지만 원 사장은 '디지털 1등'을 강조하며 디지털과 빅데이터에 역량을 집중했다.


해외 전문가를 영입해 빅데이터 마케팅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다. 모든 업무를 모바일에 기반해 디지털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이를 소비자 혜택으로 돌려주는 방식의 실용주의적 디지털화를 추구했다.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삼성페이' 등 새로운 결제서비스도 확대했다. 본업 경쟁력도 놓치지 않았다. 원 사장은 '숫자카드' 마케팅을 강화해 2위권 다툼을 벌이던 현대카드를 따돌렸다.


'상사맨' 꿈꾸던 금융CEO



'인사통'인 원 사장이 한때 해외를 누비는 '상사맨'을 꿈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국내 굴지의 삼성그룹 계열사의 CEO 자리에 올랐지만 원 사장도 36년 전에는 "하루 빨리 퇴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던 평범한 신입사원이었다.

원 사장은 토크 콘서트인 삼성 '열정樂서'를 비롯해 다수의 강연에 강연자로 나서 청년들에게 자신의 성공 비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회사를 그만 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시절에 "이왕 하는 것 제대로는 해보고 그만두자"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고쳐먹었고, "생각을 바꾸니 일에 대한 열정이 생겼다"고 한다. 그 열정이 카드업계에 드문 장수 CEO를 만든 원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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