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로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 공화국에서 피골이 상접하도록 사자를 굶긴 동물원이 공분을 사고 있다.
20일(아프리카 현지 시간) 가디언·CBS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수단의 수도 카르툼(Khartoum)에 위치한 알 큐레시 동물원(Al-Qureshi Park)의 사자 사진이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 해당 사진에서는 오랫동안 먹이를 먹지 못해 뼈가 보일 정도로 굶은 사자들이 힘없는 표정으로 널브러져 있다.
'백수의 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당당한 외모를 자랑하는 아프리카 사자들이지만, 이미 3분의 2 이상 체중이 줄어든 해당 사자들은 닭 한 마리도 잡아먹지 못하는 상태다.
모아타즈 마흐무드(Mataaz Mahmoud) 공원 관리인은 "이 사자들은 너무 오래 굶어 심각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몇몇 사자들은 영양실조 증상도 보이고 있다"며 안타까운 목소리를 냈다.
이같은 사태가 일어난 것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수단의 경제 상태 때문이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돼 십수년간 경제봉쇄조치를 받아온 수단은 식량 가격의 급등과 외화 부족으로 반정부 시위에 시달리고 있다.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수백 명이 숨지는 등 정치적으로도 국가 혼란 상태에 빠져 있어 사자의 먹이에 신경쓸 여유가 없는 셈이다.
공원 관리자 에사멜딘 하야르(Essamelddine Hajjar)는 "시청으로부터도 자금을 받지만, 동물원 예산의 대부분은 민간 기부자들에 의해 조달되고 있다"면서 "사자들을 굶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부족한 예산 때문에 항상 먹이를 구매할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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