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만 남은 '백수의 왕'…"강아지와 싸워도 질듯"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 | 2020.01.21 14:58

경제위기 시달리는 수단의 동물원서 피골 상접한 사자 공분

수단의 경제 위기로 동물원이 먹이를 주지 못하자 굶주려 뼈만 남은 사자. /사진 = CBS

경제 위기로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 공화국에서 피골이 상접하도록 사자를 굶긴 동물원이 공분을 사고 있다.

20일(아프리카 현지 시간) 가디언·CBS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수단의 수도 카르툼(Khartoum)에 위치한 알 큐레시 동물원(Al-Qureshi Park)의 사자 사진이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 해당 사진에서는 오랫동안 먹이를 먹지 못해 뼈가 보일 정도로 굶은 사자들이 힘없는 표정으로 널브러져 있다.

'백수의 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당당한 외모를 자랑하는 아프리카 사자들이지만, 이미 3분의 2 이상 체중이 줄어든 해당 사자들은 닭 한 마리도 잡아먹지 못하는 상태다.

모아타즈 마흐무드(Mataaz Mahmoud) 공원 관리인은 "이 사자들은 너무 오래 굶어 심각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몇몇 사자들은 영양실조 증상도 보이고 있다"며 안타까운 목소리를 냈다.

알 큐레시 동물원(Al-Qureshi Park)의 굶은 사자. 힘 없는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 = 수단 매체 다방가(Dabanga)
온라인에서는 "차라리 해당 사자들을 돌려보내자"면서 방생이나 다른 동물원으로의 이사를 요구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동물 운동가 오스만 살리(Osman Salih)가 시작한 'Sudan Animal Rescue(수단 동물 구조)'운동은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일부 보호단체는 식량·자금 등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태가 일어난 것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수단의 경제 상태 때문이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돼 십수년간 경제봉쇄조치를 받아온 수단은 식량 가격의 급등과 외화 부족으로 반정부 시위에 시달리고 있다.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수백 명이 숨지는 등 정치적으로도 국가 혼란 상태에 빠져 있어 사자의 먹이에 신경쓸 여유가 없는 셈이다.

공원 관리자 에사멜딘 하야르(Essamelddine Hajjar)는 "시청으로부터도 자금을 받지만, 동물원 예산의 대부분은 민간 기부자들에 의해 조달되고 있다"면서 "사자들을 굶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부족한 예산 때문에 항상 먹이를 구매할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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