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관광, 숫자도 중요하지만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20.01.22 06:00
국내 관광 시장에 활기가 감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750만 명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내친김에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을 목표로 잡은 올해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자취를 감췄던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귀환의 조짐이 보인다. 한국 관광이 탄탄대로에 놓인 듯 하다.

숫자만 보면 그렇다. 하지만 최근 관광업계에선 숫자 너머에 있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숫자에만 매몰돼 양적인 성장에만 치우친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는 관광 선진국이 갖춰야 할 질적인 부분에는 소홀하다는 것이다.

지방관광 활성화를 외치면서 정작 콘텐츠 확충에 소홀한 정부, 지자체를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통영과 여수에서 케이블카 인기가 높아지자 전국 팔도 산과 바다는 지금 케이블카 설치로 바쁘다. 인바운드 활로를 위한 장기적 관점의 원천 스토리나 관광 콘텐츠 개발은 커녕 남 따라하기에 급급하다.

지방관광을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로드맵도 선명하지 않다. 그저 보기 좋은 숫자에만 매몰될 뿐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한국이 세계경제포럼(WEF) 관광 경쟁력 평가에서 16위로 올라섰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한국 관광 가격경쟁력이 130개 국 중 최하위 수준인 103위로 최하위까지 떨어졌단 내용은 쏙 빼놓는다. 지난해 여름 '바가지 가격'으로 그렇게 몸살을 앓았는데도 말이다.


더 이상 단체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천편일률적인 관광지나 둘러보며 기념품이나 파는 관광이 먹히지 않는 시대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최근 '유지경성(有志竟成)'을 언급하며 관광 활성화를 다짐했다. '이루고자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뜻이다. 멋진 각오 만큼이나 어떻게 이뤄나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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