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막아 집값폭등 한거 아니냐"는 질문받은 박원순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 2020.01.21 06:05
박원순 서울시장./사진=머니투데이 DB

박원순 서울시장은 부동산 문제와 관련 "공급이 문제라기 보다는 지금 부동산에 대한 투기라든지 가격 상승을 막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20일 시청에서 열린 새해 첫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서울시가 재건축, 재개발을 억제해서 집 수요가 부족해서 집값이 폭등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서울시는 공급을 게을리 하지도 않고, 무엇보다 공공임대주택을 늘려가는 정책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원순 시장 "임기 중 공공임대 40만호 확보할 것"


박 시장은 "지금 계획대로라면 서울시 전체 보유 임대주택보다 임기 중 (서울시 전체 주택수의) 약 10%에 이르는 40만호까지 공공임대(주택)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것이 부동산의 가격상승, 투기를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부동산 공유제와 관련 "사실 투기나 개발로부터 폭리를 얻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동적으로 가난해지는 사람이 있다"며 "이것은 불평등·불공정을 낳는 핵심적 원인이 되고, 그래서 투기이익,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환수해) 확보된 이익을 국민 공유기금으로 만들어서 부동산을 해결하는데 쓰자"며 "공공주택을 짓거나 확보, 도심의 상가나 건물을 매입해서 젠트리피케이션이 없도록 하거나 공장부지를 사서 기업들에게 싸게 제공하는 등 이런 방법으로 기업 경쟁력, 국민의 주거 문제 해결에 쓰자는 게 국민 공유기금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 서울시가 이런 보유세를 올릴 권한이 없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제도적으로 해결할 일"이라며 "다만, 서울시 차원에서 기초자본으로 작게라도 시작해보면 전국적 차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재생은 역사·생명 보존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1월 16일 박원순 시장이 을지로 일대 재개발사업을 전면 재검토 한다고 밝힌 가운데 2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면옥에 찾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박 시장은 세운상가 일대 개발취소 등 도시정비에 대해 "도시라는 것이 한꺼번에 하던 과거의 뉴타운이나 재개발처럼 도시 전체를 지우고 새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도시에는 여러 가지 역사와 생태계와 생명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를 똑같은 방식으로 밀어버리고 새건물을 세우기보다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느낌과 역사를 살리는 것이 도시재생의 핵심이고 본인의 신념이라는 것이다.

그는 을지면옥을 포함한 을지로 일대 도시정비가 난항을 겪는 것과 관련 "을지로에 실제 거기를 가보면 도심산업, 도심제조업이 살아 숨 쉬는 곳"이라며 "여러 가지 열악하고 쇠퇴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어디서 다시 만들 수도 없고, 다시 빌려올 수도 없는 소중한 자산이 거기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을지면옥 같은 오랜 역사와 시민들의 추억이 살아 숨쉬는 곳을 한꺼번에 사라지게 만드는 건 저는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이라며 "그건 지금도 잘한 결정(세운 정비구역 해제)"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도심 산업 생태계와 추억의 장소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시대에 맞게 품격을 높이고, 재개발 할 수 있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다양한 고민들이 진행되고 있다"며 더 많은 고민 후에 정비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이 밖에도 미세먼지 시즌제의 실효성 등에 대해 "서울시가 제안한 만큼 가장 모범적으로 열심히 시행할 수 밖에 없는 일"이라면서도 "미세먼지특별법(미특법)이 상시적으로 5등급 차량 단속할 수 있는 것인데 아직 법적으로 안된 것이기 때문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도심, 종로 중국 한양도성 안에만 다른 법률로 시행하고 있는데 빨리 미특법까지 국회에서 통과돼 조금이라도 더 효과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총선 도전에 나선 서울시 출신 인사들이 자기 힘으로 정치적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는 5명의 서울시 고위 공무원 출신 인사들이 나선다.

박 시장은 "사자는 새끼를 낳으면 낭떠러지 밑에 떨어뜨려서 기어 올라오게 한다"면서 "서울시 부시장, 정무수석 이런 자리를 지낸 사람은 마땅히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지율에 대해서도 "지지율 얘기하시는데, 그렇게 걱정하는 분들이 많으니 잘 될 것"이라면서 가볍게 넘겼다.

차기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저도 서울시장 할 생각이 없었고 될 줄도 몰랐는데 백두대간 타다가 (오게 됐다)"라면서 "역사라는 것은 그렇게 이뤄지는 것이니 기다려보자. 다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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